2006학년도 창덕여중에 부임한 첫해, 2학년 도덕과 3학년 창의적재량활동 수업을 맡게 되었는데,
3학년 창재시간이면 늘 괴로웠다.
시험성적에도 들어가지 않는 시간, 학생들은 깊은 생각을 요구하는 수업에 짜증을 내며 귀를 기울이지 않았고, 난 벽을 마주보고 혼자 얘기하는 기분이었다.
2학기 들어 상품을 걸고 보았던 성적에도 들어가지 않는 평가문제([공부잘하는 비결] 카테고리에 있음)는 정답률 35%, 그것도 억지로 후하게 준 점수가 그랬다.
위 편지는 "좋은학교" 프로그램의 하나로 "자연과 함께하는 토요마당" 이란 이름으로 수락산 암벽훈련을 함께 한 한 학생이 암벽훈련을 다녀 온 후, 몇 달쯤 지나서 보내온 편지였다.
어느 선생님인지 모르지만 다른 선생님이 수업시간 중에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선생님들께 편지쓰기를 했는데, 그 시간에 이 학생은 내게 편지를 썼던 것이다.
최근 2006학년도 3학년 수업 실패의 결과로 뼈아픈 경험을 하게 되었던 바, 지난 날을 돌아보다가 이 편지를 발견하며 다소 위안을 얻었다.
그때의 아이들에게 다시 한 번 오해를 풀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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