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이버 교실/01 공부 잘 하는 비결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

DoDuck 2006. 4. 1. 22:20

  "공부 잘 하는 비결"에 대해 얘기해준다면 학생들의 귀가 솔깃해질 거라는 믿음이 있었었다. 그러나, 이건 큰 착각. "공부 잘하는 비결"이란 제목의 수업도 학생들의 반응이 신통치 않았다. 어디에 문제가 있는 걸까?

  여러 가지로 추측해 볼 수 있었지만, 결론은 "이미 공부로부터 마음이 떠난 아이들인데 공부 잘하는 비결이 무슨 소용이람" 이런 것이었다.

  공부를 왜 해야할까? 공부를 왜 시키는가? 우리들은 이런 근본적인 질문에 약하다. 골치아픈 생각일랑 접어두고 쉽게쉽게 살아가자는 생각들이 널려 있다. 어쩌면 공부로부터 마음이 떠난 아이들의 문제도 실은 이런 풍조로부터 비롯된 문제가 아니었을까?

 

  "공부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 것은 바로 이런 문제의식들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우리사회가 학벌사회라는 데서 찾는다. 부모님들이 자녀들에게 공부하라고 설득할 때, 아마 90% 이상이 이런 이유를 들이댈 것이다. "공부해! 공부못하면 출세 못해!"

  그러나 나는 다른 방식으로 학생들을 설득하고 싶다. 뭐라고? "공부를 안하면 사람이 안 된다"고!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사람인 것이지, '사람이 되고 안 되고'가  공부에 달려 있다고?" 사람들중엔 이렇게 따져묻고 싶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럼 나는 대답할 것이다. "사람이면 다 사람이냐, 사람다워야 사람이지!"

  중학교 1학년 도덕교과서 제일 처음에 나오는 내용이 바로 이것이다.

  "난사람"과 "된사람"이란 제목의 이야기에서 난 이렇게 학생들에게 묻는다. "사람이 된다는 게 무슨 뜻인가? 무엇을 통해 사람이 되는가?"

 

  이미 공부로부터 마음이 떠난 아이들, 그들은 이미 학벌사회에서의 출세를 포기한 아이들이다. 경쟁의 질곡에서 탈출한 아이들이다. 어쩌면 공부가 아닌 다른 길에서 인생의 행복을 찾으러 떠난 탐험가들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아이들에게 사람이 되려면 공부해야 한다고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사람답게 되는 일과 공부와의 관련성을 어떻게 입증할 수 있을까?

 

  이 블로그의 두번째 카테고리 [02 사람의 등급]은 이 질문에 알맞은 답을 줄 것이다.

  나는 학생들에게 "너희들의 인격은 짐승같은 수준에 불과하다. 한마디로 개같은 녀석들이지." 자존심을 긁어댄다. 아이들이 열받을 즈음 그 증거들(그렇게 말할 수 있는 이유들)을 들이댄다. 그리고 보다 높은 수준의 인격을 갖추려는 자세를 갖도록 이끌어주고자 한다. 공부를 하게 한다. 최소한 지금 이와같은 내용의 수업에 한눈 파는 일이 없도록 강제한다.

  자기 얼굴에 만족하는 사람들은 결코 성형수술을 받지 않을 것이다.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얼굴이 중요한 게 아니고 마음이 중요하다, 생김새야 어떻든 마음만 착하면 되지 뭐."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성형수술을 받을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다. 오로지 자기 얼굴에 부족함을 느끼는 사람들만이 성형수술을 받고 싶어 하는 법. 나는 학생들에게 자신의 인격에 대해서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자신의 부족함을 알 수 있도록 얘기해서 그들이 자신의 인격에 대해 "성형수술"을 시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그래서 오늘도 외치는 말, "이 똥강아지 같은 녀석들아 !!!"

 

(공부해야 사람이 된다는 문제에 대해선 두번째 카테고리 [02 사람의 등급]에 있는 글들을 읽어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