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이버 교실/02 사람의 등급

당신의 사람됨은 몇 등급입니까?

DoDuck 2006. 3. 13. 02:04

<사람의 인격을 등급을 매겨 구분할 수 있다면 사람의 등급은 어떻게 나눌까요?>

 

이 질문은 인격을 몇 등급으로 나누고 각각의 등급을 어떻게 이름붙이며, 그렇게 나누는 구체적인 기준은 무엇이냐는 질문을 포함하고 있다.

여기서 나는 우선 내가 그동안 살펴온 사람들의 인격을 드러내는 표현들을 중심으로 여섯 단계의 인격구분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 구체적인 기준은 좀더 뒤에 살펴보기로 하자.

 

인격의 등급이 "얼마나 사람다운가" "사람으로서 얼마나 훌륭한가"를 나타내는 것이라면, 인격을 몇 등급으로 구분할 때, 당연히 사람답지 못한 사람에 해당하는 등급이 있을 것이고, 일단 어느 정도 사람답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의 등급이 있을 것이다.

나는 사람답지 못한 사람들에 해당하는 표현으로 "식충(食蟲)"과 "금수(禽獸)"라는 표현을 찾아냈다. 흔히 "식충"은 "개만도 못한 놈"이라는 욕으로, "금수"라는 표현은 "개같은 놈"이라는 욕으로 쉽게 바꿀 수 있다.

어느 정도 사람답게 되었다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을 구분해보면 ; 최상급의 인격자에게는 흔히 "성인(聖人)"이란 호칭이 주어지고, 그 아래 단계로는 "군자(君子)"란 표현이 있다. (이전에는 위인이란 표현을 선택했었는데, 위인이 과연 인격에 대한 평가를 드러내는 표현인가 고민하던 중에 위인전에 나오는 인간들 가운데는 인격적인 면에서 의심스러운 사람들도 있어 보였다. 그래서 공자시대부터 자주 거론되어 온 성인군자의 군자를 다시 음미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군자-사회지도자'라는 이해를 채택하게 되었다.)

"군자"의 아래 단계에는 "보통 사람"보다는 좀더 훌륭한 인품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데 뭐라고 표현하는 게 좋을까 생각하다가 "선린(善隣)"이란 표현을 골라냈다. 요즘에는 특별히 칭찬해 줄 말을 찾다가 생각나는 게 없으면 "그 사람 착해"로 끝내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는 "착하다"는 말이 "바보스럽다"는 말과 통할 때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냥 "착한 사람(선인:善人)" 정도로 표현하면 어째 부족하다는 느낌이 있어 고민고민하다 고른 표현이 "선린"이었다. 그야말로 우리가 "착한 이웃"으로 평가할만한 사람이란 뜻이다.

"선린"의 아래 단계에는 "소인(小人)"이 있다. 옛부터 공자, 맹자 이런 분들이 훌륭한 인격자에게는 군자(君子)라는 표현을 썼고, 이와 비교되는 당시의 보통사람들을 소인(小人)이라 불렀으며, 우리 조상들은 평민계층이 자기자신을 낮춰 부르는 말로 이 표현을 써왔다. 작다는 뜻의 "小"는 무엇이 작다는 뜻이었을까? 우리가 즐겨 써 온 표현을 생각해 낸다면 "그릇"이란 말을 떠올릴 수 있다. 나중에 인격판단기준과 관련하여 설명할 때 다시 또 나오겠지만 "그릇"은 우리 조상들이 사람됨 - 인격을 지칭하는 멋스런 표현이었다.

 

자, 정리하면 이렇다.

                                       성인(聖人) - 거룩한 분

           사람답게 된 사람     군자(君子) - 사회지도자

                                       선린(善隣) - 착한 이웃

                                       소인(小人) - 그릇이 작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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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답지 못한 사람  금수(禽獸) - 개같은 놈

                                       식충(食蟲) - 개만도 못한 놈

                                    

 

자, 이제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물어보자.

당신은 위 여섯 등급 가운데 어느 등급에 해당하는 인간인가?

이 글을 쓰는 강형구라는 인간은 어느 등급의 인간으로 기대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