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또는 일기, 편지/오늘의 묵상

[날마다 묵상]141116「비록 더딜지라도」

DoDuck 2014. 11. 16. 03:17

[날마다 묵상]141116「비록 더딜지라도


(합2:6)[표준새번역]

정복당한 자 모두가 빈정대는 노래를 지어서 정복자를 비웃으며, 비웃는 시를 지어서 정복자를 욕하지 않겠느냐? 그들이 너를 보고 '남의 것을 긁어 모아 네 것을 삼은 자야, 너는 망한다!' 할 것이다. 빼앗은 것으로 부자가 된 자야, 네가 언제까지 그럴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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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이 병들었도다!

노예같은 처지로 내몰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그나마 그런 일자리마저 쫓겨나 망연자실한 모습을 보며 내 마음이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프레스센터 앞 전광판 위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CNM케이블방송의 협력업체노동자들을 직접 인터뷰하신 분의 얘기를 들었습니다.

가장 추웠던 칼바람 불던 날에 별로 대단한 준비도 없이 올라가서, 난간도 없는 데다 전날 내린 비로 바닥이 미끄럽기까지 한 상태로, 아래에 있는 사람들에게 얼굴을 보여주고 대화를 하려면 자칫 떨어질 위험이 너무 높은 상황이랍니다.

바람이 불면 전광판이 흔들리는 게 느껴진다지요.

몇 년을 싸워온 재능교육이나 쌍용자동차, 기륭전자 등등의 경우처럼, 두 사람이 기약없이 오랜 세월을 그 위험한 전광판 위에서 보내게 되지나 않을까 애가 탑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진원지인 CNM의 실소유주는 여전히 "나와 관계없는 일이다", "너희의 고용주는 내가 아니다" 발뺌을 하고 있다지요.

‘국민유선방송투자’라는 회사를 만들어 CNM 지분 90% 이상을 사들인 MBK파트너스와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는 실제적인 회사 경영에 까지 간섭하며, 심지어 협력업체의 노사문제까지 개입하여 왔다는데, 이번 사태도 협력업체들의 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한 공작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랍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들은 자신들은 관여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발뺌을 하고 있지요.

우리사회의 자본이 얼마나 비겁한지, 그 자본을 소유한 사람들이 얼마나 비겁한 사람들인지, 우리사회의 극악함에 절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제는 하나님께 절망스런 마음으로 하박국 선지자의 질문을 던졌습니다.

선지자의 질문은 침략자 바벨론을 염두에 둔 것이었지만, 제게는 그 표현이 모두 MBK파트너스와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와 같은 다국적사모펀드의 행태를 그대로 묘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가 낚시로 모두 낚으며, 그물로 잡으며, 투망으로 모으고, 그리고는 기뻐하고 즐거워하여, 그물에 제사하며 투망 앞에 분향하오니, 이는 그것을 힘입어 소득이 풍부하고 먹을 것이 풍성하게 됨이니이다. 그가 그물을 떨고는 계속하여 여러 나라를 무자비하게 멸망시키는 것이 옳으니이까?(합1:15-17)[개역개정]


오늘은 하박국 선지자가 들은 하나님의 말씀 속에서 그 대답을 얻습니다.

그 무리가 다 속담으로 그를 평론하며 조롱하는 시로 그를 풍자하지 않겠느냐 곧 이르기를 화 있을진저 자기 소유 아닌 것을 모으는 자여 언제까지 이르겠느냐 볼모 잡은 것으로 무겁게 짐진 자여 

너를 억누를 자들이 갑자기 일어나지 않겠느냐 너를 괴롭힐 자들이 깨어나지 않겠느냐 네가 그들에게 노략을 당하지 않겠느냐 

네가 여러 나라를 노략하였으므로 그 모든 민족의 남은 자가 너를 노략하리니 이는 네가 사람의 피를 흘렸음이요 또 땅과 성읍과 그 안의 모든 주민에게 강포를 행하였음이니라 

재앙을 피하기 위하여 높은 데 깃들이려 하며 자기 집을 위하여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자에게 화 있을진저 

네가 많은 민족을 멸한 것이 네 집에 욕을 부르며 네 영혼에게 죄를 범하게 하는 것이 되었도다 

담에서 돌이 부르짖고 집에서 들보가 응답하리라 

피로 성읍을 건설하며 불의로 성을 건축하는 자에게 화 있을진저 

민족들이 불탈 것으로 수고하는 것과 나라들이 헛된 일로 피곤하게 되는 것이 만군의 여호와께로 말미암음이 아니냐 (합2:6-13)[개역개정]

정규직을 내쫓고 그 자리를 비정규직으로 채우면서도 이제 우리는 너희들의 고용주가 아니라고 말하는 그들은, 비정규직이라는 노예 노동조차 노조활동을 하는 기미가 조금이라도 보이면 가차없이 쫓아내는 그들은, 결코 옳지 않습니다.

그들의 수고는 헛수고가 될 것인 바, 그들이 세운 것은 모두 불타 없어질 것입니다. 

하나님이 심판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하나님의 심판은 언제 어떻게 이루어지는 걸까요?

심판은 그냥 하나님 혼자서 하시는 게 아니란 것을 오늘 말씀속에서 깨닫습니다.

무리가 그들을 속담으로 평론하며 시로써 조롱하고 풍자해야 합니다.

그들을 억누를 세력이 일어나야 합니다.

노략질 당한 우리가 그들을 다시 노략해야 합니다.

우리가 당장에 할 수 있는 일, 우리가 가진 입으로 그들을 욕하고 비웃고 조롱해 주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가 그들을 억누를만큼 세력을 형성하지 못하고, 그들을 노략할 수 있는 형편이 안되더라도, 담에서 돌들이 부르짖고 집에서 들보가 응답하기를 기다리며, 우리는 계속해서 그들을 향해 욕하고 비웃고 조롱해 주어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 대답을 들려주시며 "달려가면서도 읽을 수 있게" 판에 새기라고 말씀하십니다. 반드시 속히 이루어질 일이니 "비록 더딜지라도 기다리라"고 명령하십니다.

절망하고 있는 모든 이들이 달려가면서도 읽고 알아들어서 희망을 품고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언젠가 반드시 이루어질 일이라고 하나님이 보증하시는 심판이라는 얘기입니다.

그러나 그 일이 이루어지는 '하나님의 시간'은 우리가 한 마음으로 그들을 향해 욕하고 비웃고 조롱하며 기다리는 때일 것입니다.

비록 더딜지라도, 그날까지, 난, 비겁한 자본주들을 향해, 마음껏 욕하고, 비웃고, 조롱하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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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은 고공농성 관련 오마이뉴스 보도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이 링크를 따라가면 더 많은 사진을 통해 현장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문제의 근본을 살펴보시려면 [미디어스]의 미디어뉴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김병주의 ‘씨앤앰’ 먹튀 성공할까?”를 읽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