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또는 일기, 편지/오늘의 묵상

[날마다 묵상]141115「어떤 선동」

DoDuck 2014. 11. 15. 12:03

[날마다 묵상]141115「어떤 선동


(막2:23)

안식일에 예수께서 밀밭 사이로 지나가실새 그의 제자들이 길을 열며 이삭을 자르니 

+++++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빨대를 꽂은 사람들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절규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정규직을 내쫓고 그 자리를 비정규직으로 채우면서도 이제 우리는 너희들의 고용주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비정규직이라는 노예 노동조차 노조활동을 하는 기미가 조금이라도 보이면 가차없이 쫓아냅니다.

이 비겁한 시대, 비겁한 일들을 그들은 법이라는 이름으로 합리화하고 있습니다.

노예노동에서조차 쫓겨난 이들은 이제 무얼 어찌해야 할까요?


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이 이익공유제를 제안하였을 때, 삼성 이건희 회장이 했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내가 어릴 때부터 기업가 집안에서 자랐고, 학교에서 경제학을 계속 공부해 왔으나 그런 이야기는(이익공유제) 들어보지도 못했고, 이해도 안가고,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누가 만들어낸 말인지 사회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인지, 자본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인지, 공산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인지 모르겠어요.  

"대기업이 초과이윤을 달성하면 그 일부를 자기 회사 직원이나 주주에게만 돌려주지 말고 하청업체(요즘은 부드럽게 표현하기 위해 협력업체라는 표현을 쓰지요)와도 나누자"는 제안을 사회주의, 공산주의 운운하면서, "나의 사전에 '이익공유'란 말이 없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함께 더불어 사는 삶은 모두 사회주의 공산주의적인 삶이며, 제대로 된 삶은 개인주의적이고 경쟁하는 삶이라고 생각하는 그들의 말이 상당히 선동적이지 않나요?

삶의 기반을 송두리째 앗아가고도 나 몰라라 하는 사회, 노동자들을 줄세워 죽음의 길로 몰아가고 있는 사회에서, "이제 니네가 살 길은 그러니까 사회주의 공산주의 밖에 없어!"라고 교묘하게 선동하고 있지 않습니까?


율법으로 민중들을 억압하던 바리새들을 향해 "안식일에 남의 밀밭에서 이삭 잘라먹기" 퍼포먼스를 보여주신 예수님.

예수님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또 그들의 고통에 공감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선동을 하고 있는지요?


불의한 사회를 보며 하박국 선지자가 하나님께 던진 질문을 나도 던져봅니다.

주께서는 눈이 정결하시므로, 악을 차마 보지 못하시며, 패역을 차마 보지 못하시거늘, 어찌하여 거짓된 자들을 방관하시며, 악인이 자기보다 의로운 사람을 삼키는데도 잠잠하시나이까? 

주께서 어찌하여 사람을 바다의 고기 같게 하시며, 다스리는 자 없는 벌레 같게 하시나이까? 

그가 낚시로 모두 낚으며, 그물로 잡으며, 투망으로 모으고, 그리고는 기뻐하고 즐거워하여, 

그물에 제사하며 투망 앞에 분향하오니, 이는 그것을 힘입어 소득이 풍부하고 먹을 것이 풍성하게 됨이니이다. 

그가 그물을 떨고는 계속하여 여러 나라를 무자비하게 멸망시키는 것이 옳으니이까? (합1:1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