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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묵상]141026「잃은 양을 찾을 때까지 찾는 사람들!」

DoDuck 2014. 10. 26. 04:00


[날마다 묵상]141026「잃은 양을 찾을 때까지 찾는 사람들!


(눅15:4)

너희 중에 어떤 사람이 양 백 마리가 있는데 그 중의 하나를 잃으면 아흔아홉 마리를 들에 두고 그 잃은 것을 찾아내기까지 찾아다니지 아니하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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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들어 온 말씀입니다.
찾아내기까지 찾아다니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드리며 많이들 감격했었지요?
아흔아홉 마리를 들에 두고 잃은 한 마리를 찾아 떠나는 어리석음에 대해 비웃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얘기도 들었을 겁니다.
그러나 들에서 기다리는 아흔아홉 마리는 어떤 마음으로 그 시간을 보내고 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목자의 빈자리에서 느낄 긴장과 잃은 양 한 마리와 함께 돌아올 그 목자에 대한 기대.
잃은 양 한 마리가 느낄 두려움과 외로움에 대한 공감과 연민.
이런 마음으로 견뎌내지 않았을까요?
설마 잃은 양 한 마리에 대한 불평과 그 한 마리 때문에 자신들을 버려두고 떠난 목자에 대한 불신으로 가득차 있었겠습니까?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국가가 아니다. 우리국민 한사람을 못 지켜낸 노무현 대통령은 자격이 없으며 난 용서할 수 없다."
우리에게 잃은 양 하나를 찾아 떠나는 목자를 떠올리게 하는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여자는 수백의 목숨을 지켜내지 못했고,  지금 이 나라는 그 여자 하나의 잃어버린 명예를 찾아주기 위해 아흔아홉의 국민을 빈들로 몰아내고 있습니다. 
요한복음 10장은 그 여자가 목자가 아니라 도둑이고 강도였음을 깨닫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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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 촛불집회를 마치고 광화문 광장에서 청운동으로 행진을 하는데 세종문화회관과 세종대왕동상 앞에서 경찰들이 막아섰습니다.
인도까지 불법으로 가로막은 경찰들은 차도로 빠져나간 유족들과 시민들에게 1차 저지선이 뚫리자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더욱 두터운 벽으로 막아섰습니다.
경찰은 이 와중에 세종문화회관 근처 인도에서 한 분을 연행, 방배경찰서로 이송했지요. 
청사앞에서 대치중이던 사람들은 유가족들만 청운동으로 행진해 가고, 나머지 시민들은 삼삼오오 흩어져서 청운동으로 올 형편이 되는 사람들만 청운동으로 모여 마무리 집회를 하고 해산하기로 했었는데, 마-악 청사앞을 떠나려 하는 순간에, 행진에 참여했던 시민의 연행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청운동으로 가려던 유가족들이 다시 그 자리에 눌러 앉았습니다.
시민들도 함께 그 자리를 지켰습니다.
연행된 그 분이 석방될 때까지 일부는 그 자리에서 밤샘을 하고, 일부는 방배경찰서로 항의 방문을 하러 가기로 결정하였지요.
은박지 깔개와 담요를 현장으로 가져왔습니다.
자정이 넘어설 무렵 핫팩이 공급되고, 누군가 음료수와 커피 초코파이 등을 사다가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빈들의 잔치처럼 그저 평화롭게 앉아서 잃은 양 하나를 찾을 때까지 찾고 있었습니다.
자정을 넘겨 새벽 1시 20분, 드디어 연행된 분이 석방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그때까지 청사앞에서 기다리던 100여명의 시민과 가족들은 박수를 치고 마무리 인사를 한 후 헤어졌습니다.
유가족들은 버스를 타고 안산으로 향하고, 일부는 광화문으로, 또 일부는 청운동으로. 대부분의 시민들은 그 밤에 택시를 타고 야간할증료를 감수하며 집으로 향했습니다.

그 한 분이 연행되던 현장에 나도 있었습니다.
왜 연행하냐며 항의하고 경찰을 가로막으며 그 분을 빼내려고 몸싸움하는 젊은이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현장을 핸드폰카메라로 찍어대며 쫓아갔으나 결국 그 분은 연행되었고, 나는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던 나를 자책하고 있었습니다.
손을 놓친 친구가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뒤 살아남은 자가 겪어야만 했던 자책의 고통을 공감하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 자책감이 나를 끝까지 그곳에 함께 있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밤에 난 결국 예수님이 비유로 말씀하신 잃은 양 한 마리를 찾는 목자들을 실제 보았습니다.
'어떤 여자'처럼 말로만 떠드는 게 아니라, 잃은 양을 찾을 때까지 실제로 찾는 사람들!
덤으로 오병이어의 기적이 펼쳐지던 빈들의 잔치까지 경험하게 되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