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묵상]140921「두려움」
(사 41:10)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 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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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참 좋아하는 말씀입니다.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이 말씀을 가사로 하여 만들어진 복음송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향해 하시는 말씀이라고 생각할 때 누가 감격해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저는 이 말씀이 과연 어떤 이들에게 하신 말씀일까 생각해봅니다.
악인에게나 의인에게나 골고루 햇빛과 비를 주시는 하나님이라고, 이 말씀도 누구에게나 주시는 말씀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강도와 도둑, 살인자들에게도 이렇게 말씀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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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책감 속에 숨어 있는 두려움을 생각하면 당연히 악인이 두려움에 떨어야 하고,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기도하고 실천해 온 사람들에게는 두려움이 없어야 마땅한 일일 텐데, 오히려 악인은 겁을 상실한 까닭에 악인이 되고, 의인은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살기에 의롭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씀은 무엇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씀인가요?
한 친구가 제게 어느 곳엘 가든지 정치적인 성향을 드러내지 말라고 충고했습니다.
세월호와 관련된 소식들을 밴드에 실어나르는 제게 이제 그만하자며 하는 얘기였습니다.
우리 사회엔 정치 얘기, 종교 얘기를 꺼내면 안 된다는 암묵적인 합의가 있는 듯합니다.
이러한 합의의 바탕에는 어떤 두려움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어제 얘기했던 우리 부모님의 데모하는 데는 근처도 가지 말라거나, 데모할 때는 1/4이나 3/4선을 지키라는 말씀도 이러한 두려움과 깊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정치적인 성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피의 숙청을 당해야 했던 역사가 있습니다.
하나님을 믿는다는 이유로 참혹한 죽음을 당해야 했던 역사가 있습니다.
해방 이후 남한땅에서는 친일파가 애국자로 둔갑하였고, 정권에 조금이라도 비판적인 사람들은 투옥과 고문에시달리거나 영문도 모르는 죽음을 당해야 했었습니다.
살아남기 위해 귀머거리로, 눈뜬 봉사로, 벙어리로 사는 법을 체득해 온 우리들이었습니다.
싸움은 피해야 하는 것이었고, 피할 수 없다면 구경거리로만 만족해야지, 싸움의 전면에 나서서는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하나님은 말씀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싸움터로 나가라!
성경에 하나님께서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씀하시는 장면마다 싸움이 있습니다.
그 싸움터에서 하나님은 "의로운 오른손"으로 붙들어주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너는 의인으로 세움받았다."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가장 큰 두려움의 근본, 죽음의 문제에 맞서서 이겨내셨습니다.
죽는 것을 겁내지 않고 의를 위해 사는 것을 보여주시고, 당신의 길을 따르라 하십니다.
세월호 가족들은 가족의 죽음을 통하여 이제 겁없이 싸울 수 있는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을 두려워할 줄 모르는 자들과 싸우라고 하나님께서 부르신 분들입니다.
그 부르심에 순종하고 나아가는 그분들에게 하나님 약속하신대로 함께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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