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이버 교실/05 진정한 용서

“누구나 저지르는 잘못은 잘못이 아니다?” (용서는 누구에게? ④)

DoDuck 2008. 1. 10. 01:28
   “들키지 않을 자신 있으면 훔칠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묻는 학생들은 무얼 모르고 도둑질이라는 잘못을 저지르는 학생들이다. 이 학생들은 무엇을 모르는가?

  누구나 저지를 수 있는 잘못이라는 생각에는 함정이 있다. 누구나 저지를 수 있는 잘못이지만, 그 누구라는 사람이 계속해서 잘못을 저지르지는 않는다. 그리고 그 누구라는 사람이 다시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게 되는 과정에는 큰 깨우침이 있기 마련이다.

  더 나아가 그 잘못을 저지를 때의 인격과 훗날 잘못을 다시 하지 않게 된 때의 인격에는 큰 수준차이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어린 사람과 어른의 차이가 단지 나이의 차이가 아니다. 나이를 먹었어도 깨달음이 부족한 어른은 여전히 미성숙한 인격체일 뿐이다.

  ‘들키지 않을 자신이 있더라도 도둑질하지 않는 사람이 착한 사람이라는 신념’과 ‘스스로 그렇게 착한 사람이 되겠다는 의지’가 없다면, 그는 여전히 착한 사람을 오히려 바보라고 비웃고 있는 것이며, 똑똑한 사람들은 다 자신처럼 상황에 따라 도둑질도 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확신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인격의 판단기준을 배워야 하며, 스스로 개 혹은 개만도 못한 인격의 소유자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욕망이 있다고 해서 누구나 그 욕망을 충족시키는 게 아니다. 욕망의 조절능력에 따라 사람의 인격이 다르게 평가된다. 공자처럼 훌륭한 분은 나이들어 ‘종심소욕불유구(從心所慾不踰矩)’의 경지에 들었다고 했는데, 이는 아예 부도덕한 욕망이 발생하지도 않는 경지라고 할 수 있다. 누구에게나 욕망이 있는 법이라고? 누구나 그 욕망을 충족시키려 행동하게 된다고? 그것은 인격이 부족한 이들의 어리석은 생각일 뿐이다.

  “이 정도는 누구나 저지를 수 있는 잘못이잖아? 왜 나만 가지고 그래? 나만 잘못했어?”라는 말은 뒤집어 말하면 “나와 똑같은 잘못을 저지른 모든 사람들을 다 벌하고 난 뒤에 내게 와서 벌을 주라.”는 요구이다. ‘벌’이라는 단어 대신 ‘교육’이라는 단어로 바꿔도 좋을 듯한데, 이렇게 바꿔 보면 좀 더 그들의 문제가 무엇인지 분명해진다.

  그들은 자신들이 한 짓을 누군가 잘못이라고 말했지만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잘못인 줄 모르고 한 짓이라는 걸 강조하면서, 왜 잘못이라고 하는지에 대해선 배우고 싶은 마음이 없다. 그들은 그들의 잘못으로 인해 누군가에게 준 피해에 대해서도 신경을 쓰지 않고, 자신에게 해가 되는 짓에 대해서도 “내버려둬. 이렇게 살다 죽을래.”라고 말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벌레 같은 존재’에서  ‘사람다운 사람’으로의 변화가 자신에게는 가장 늦게 일어나기를 소망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에게는 강압적인 교육이 필요하며, 그들은 이 강압적인 교육을 '벌'이라고 생각한다.


  잘못을 다시는 저지르지 않겠다는 의지는 어떻게 표현되어야 하는가?

  그것은 잘못을 인정하는 것뿐만 아니라 “겸손하게,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는 길을 배우려는 자세”로 나타나야 한다. 자신의 인격이 부족함을 깨닫고, 더 높은 인격을 갖추어야겠다는 자세가 되었을 때, 진정으로 용서받을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