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이버 교실/05 진정한 용서

잘못을 인정한다고 다 용서를 받을 수 있나? (용서는 누구에게? ②)

DoDuck 2008. 1. 10. 01:25

  잘못을 인정하는 사람일지라도 용서를 해주어야 하는지 망설여지는 사람들이 있다. 왜? 그가 잘못을 다시 저지르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에게는 ‘선(善)의지(意志)’라는 것이 있어서 나쁜 것은 피하고 좋은 것은 추구하기 마련이다. 잘못인 줄 알면 당연히 그 잘못으로부터 멀어지려는 게 사람의 본성이다. 그러므로 잘못을 인정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잘못을 인정하는 순간에 자동적으로 다시는 똑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갖게 되고 그런 마음이 밖으로 표출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가끔은 잘못을 인정하긴 하는데 이런 의지를 보여주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심지어는 잘못인 줄 알지만 계속할 수밖에 없다는 태도를 보여주기도 한다. 대체로 이런 독종들은 다음과 같은 반응들을 보여준다.

  첫째 “모르고 그랬어요. 한번만 봐주세요.”

  둘째 “이 정도는 누구나 저지르는 사소한 잘못이잖아?”

  셋째 “너는 잘못한 적 없어? 네가 내게 뭐라 그럴 자격 있냐고?”

  넷째 “너도 내 입장 돼 봐. 내겐 다른 선택이 없어!”


  첫째의 “모르고 그랬어요. 한번만 봐주세요.”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이제 알게 되었으니 다시는 안 그러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 아니냐고 묻고 싶을 것이다. 물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되묻고 싶다. 진정 뒤늦게라도 잘못을 깨달았다면 “모르고 그랬어요. 한번만 봐주세요.”라고 말할 수 있을까?

  “모르고 그랬어요. 한번만 봐주세요.”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진정 잘못을 인정하고 있다고 믿을 수 있는가? 이것이야말로 정말 분별하기 어려운 일이다.

  나는 그들의 말을 이렇게 해석한다. “당신은 내가 한 짓을 잘못이라고 생각하는군요. 미처 몰랐어요. 기분 나쁘게 해드려 죄송합니다만 그렇다고 내게 그렇게까지 화내실 일은 아닌 것 같네요. 벌까지 주시려한다면 너무 심한 것 아닌가요? 나도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행동했을 뿐인데…. 내가 행동하기 전에 먼저 미리 알려주시지 그랬어요, 당신은 그런 짓을 잘못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그들은 “나는 여전히 그게 왜 잘못인지 모르겠어요. 그러므로 벌을 받긴 싫어요.”라고 말하고 싶은 것을 잘못 말한 것이 아닐까?


  잘못을 인정한다고 해서 다 뉘우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진정 잘못을 인정하고 있는지부터 의심스러운 사람들이 있다. 단지 행동의 대가로 받게 된 벌이 무서워서 발버둥치는 불쌍한 사람들이 있다. 용서를 받으려면 잘못을 인정하고 있어야 하며, 잘못을 인정하고 있다면 자신의 선(善)의지(意志)에 따라 그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야 한다.

 

  다음에는 위 네 가지 반응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살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