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이버 교실/03 희생과 양보의 원리

수혜자의 도리 ④ (감사하라 : 사례와 뇌물의 차이)

DoDuck 2007. 11. 25. 22:07
 

  감사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하는 게 좋을까?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처럼 안에만 감추어져 있는 마음은 아무 소용이 없다. 우리의 마음은 말과 행동으로 드러내야 하는 것이다.

  우리들의 마음은 말과 표정과 행동으로 드러낼 수 있다. 그런데 나는 이 가운데 물질을 드려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서 적극 추천하고 싶다.

  성경은 “네 보물 있는 그 곳에는 네 마음도 있다(마6:21)”고 말한다.

  감사의 마음을 담아 드리는 물질을 우리는 ‘사례(謝禮)’라고 하는데, 사람들은 사례와 뇌물, 사례와 대가를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뇌물이란 청탁의 대가로 주는 부정한 재물이며, 대가는 물건의 값이나 혹은 행위의 결과로 얻게 된 것을 뜻한다. 사례는 감사의 표현일 뿐이다.

  사례는 얼마만큼 어떤 태도로 드려야 할까? 사례를 드릴 때는 청탁이란 것이 없어야 하며, 받은 은혜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만큼’을 드리는 것이다. 사례가 지나치게 커지면 사례라기보다는 ‘보답(報答)’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옳을 것이며, 그것은 다시 또 하나의 희생과 양보로서. 상대방의 희생과 양보에 대하여 동등한 가치의 것을 드림으로써 상대방의 희생을 교환 또는 거래의 행위로 바꿔놓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사례는 내가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상대방이 알 수 있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지 빚을 갚는데 있는 게 아니다.

  ‘마음을 표현하는 물질’을 뜻하는 가장 대표적인 말로 ‘촌지(寸志)’라는 게 있다. 사전을 찾아보니 비슷한 말로‘촌심(寸心)’, ‘박지(薄志)’, ‘촌성(寸誠)’등이 나오는데, 한결같이 ‘마디 촌(寸)’으로는 ‘얼마 되지 않는, 또는 적은’의 뜻을, ‘뜻 지(志), 마음 심(心), 정성 성(誠)’으로는 ‘어떤 마음’을 말하고 있다. 사전의 풀이대로 ‘촌지(寸志)’라는 말은 얼마 되지 않는 적은 선물이란 뜻으로 ‘자기의 선물’을 겸손하게 이르는 말, 또는 ‘정성을 드러내기 위하여 주는 돈’이다. 생각해보면 ‘사례(謝禮)’란 ‘촌지(寸志)’의 일종으로 ‘촌지(寸志)’의 ‘뜻 지(志)’에 해당하는 마음이 ‘감사의 마음’인 것이다.

  그러나 ‘촌지(寸志)’를 줄 때 어떤 마음으로 주고 있을까? 그 ‘뜻 지(志)’에 해당하는 마음은 어떤 마음인가? 촌지라는 말의 사전풀이에 마지막 부가된 설명에 보면 ‘주로 선생이나 기자에게 주는 것을 이른다’고 말하고 있는데, 선생이나 기자에게 어떤 마음으로 촌지를 줘왔던 것일까? 감사의 마음보다는 청탁의 마음이 앞서면서 촌지는 뇌물과 동의어가 되었고 이러한 경향은 급기야 사례까지도 해서는 안 되는 것으로 생각하게 만들고 말았다. 학생들에게 언젠가 시험문제로 스승의 날 선생님께 사례를 드리는 일은 도덕적으로 옳은 일인가를 물었는데 75% 이상의 학생들이 아니라고 응답했다.

  사례는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훌륭한 방법이다. 드리는 물질에 감사의 의미만을 담도록 노력하면 될 일이다. 얼마만큼의 물질을 드리면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데 충분할까? 하나님께서도 우리에게 당신이 주신 모든 것이 아니라 십분의 일만 요구하고 계심을 기억하자. 우리는 대가를 치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려는 것뿐임을 되새기자. 나는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으로서 다시 한 번 거래관계에서 좋은 예를 찾아냈다. 그것은 서양사람들의 ‘팁’이라는 관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