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또는 일기, 편지/나의 신앙고백

무신론자들을 향한 나의 설득 - 어느 종교다원주의자의 신앙고백(하느님의 이름에 대한 고찰) ③

DoDuck 2006. 3. 13. 03:42

  무신론자를 향한 나의 설득이 더욱 설득력 있는 주장이 되도록 하기 위하여 그동안 다른 사람들이 시도했던 “신의 존재증명”과 그에 대한 비판들을 인터넷 검색을 통하여 살펴보았다.(참고: 나의 블로그 가운데 [스크랩(신앙관련)] 카테고리의 세 번째 글 “신의 존재증명- 인터넷 검색 결과 모음”)

  우주론적 증명이니 존재론적 증명이니 목적론적 증명이니, 여러 가지 얘기가 나오지만, 워낙 추상적인 용어와 낯선 사고방식들이 난무해서 오히려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물론 그 중에 공감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검색 결과를 살피다가 나는 이런 질문이 떠올랐다. “존재”란 무엇인가? 물질인가? 의지인가? 에너지인가? 관념인가?

  흔히 신이 인간이 창조해 낸 “관념”에 불과하다고 비판하는 무신론자들이 있는데, 나는 그 “관념”이라는 것을 오히려 신의 한 가지 속성으로 이해할 수 있지 않느냐는 생각을 한다.

  예를 들어 “길이”라는 개념을 생각해보자. “길이”라는 것이 존재한다고 생각할 수 있는가? “길이”라는 것이 어떤 물체의 속성으로서만 존재하고 <“길이”라는 물체>는 없기 때문에, “길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다만 사람의 머릿속에서 창조된 관념인가?

  정말 환장하게 머리가 어지러워지는 얘기일 테니 더 이상 복잡하게 얘기를 전개하지 말자. 다만 나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떤 실체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파악해 낸 그 실체의 속성으로서 그 동안 우리가 신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떠들던 것들을 인정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정도만 일단 이해해달라는 부탁을 하고 싶다.


  유신론자들에게 있어 신은 어떤 의지를 가진, 어떤 힘을 가진, 인격체이다. 여기에서 신이 어떤 물질로서 규정되지 않고 인격체라고 규정됨을 주의하자. 유신론자들에게 있어 신은 물질의 한계를 초월한다. “존재=어떤 물질”이라는 사고방식으로는 신을 이해할 수 없다. 바로 이것이 무신론자와 유신론자의 결정적인 차이이다.

 

  나는 오래전에 이미 신의 여러 가지 속성 가운데 “절대적인 진리”, “영원한 진리”라는 속성에 대한 사색을 통하여 흔들리지 않는 유신론자가 되었었다.


  “절대적인 진리”가 있는가?

  “절대적인 진리가 없다”고 한다면, 그 명제 자체가 절대적인 진리가 아니므로 모순에 빠지게 된다. 그리하여 “절대적인 진리”는 반드시 존재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절대적인 진리, 영원한 진리라는 것이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을 때 나는 얼마나 희열에 차 있었는지. 나는 이제 그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를 찾아 나서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절대적인 진리가 있다. 이제 그것을 찾기만 하면 된다. 그렇다면 내가 그 절대적인 진리의 최초의 발견자가 될 수 있을까? 나보다 앞서 존재했던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그것을 먼저 발견한 사람들이 없을까? 나는 이미 누군가 앞서서 그것을 깨달은 존재(인격체)가 있을 것으로 믿어졌다. 그렇지 않다면 나 또한 그것을 발견할 가능성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더 나아가 나는 진리 그 자체인 분이 있다고 생각해보았다. 그분의 가르침으로 인해 우리가 그 진리를 깨닫게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화론적으로 우리 인간존재를 생각할 때, 엄마의 뱃속에서 빠져나와 세상을 경험을 통해서만 알게 되는 인간이 어떻게 그 절대적인 진리를 깨달을 수 있으랴?


  나는 무신론자인 우리 형님이 진정한 무신론자가 아니라 단지 불가지론자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알 수 없다. 알 수 없으니 믿을 수 없다.”는 얘기다.

  형님은 죽으면 그만이지, 죽고 난 다음에 어떤 세계가 있고 내가 어떻게 된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냐고 말하면서도, 오랜 전통 속에서 행해져 온 제사를 꼬박꼬박 챙긴다. 조상들의 무덤을 온전히 보전하고자 노력한다. 형님은 어쩌면 그냥 습관일 뿐이라고 대답할지도 모르지만, 나는 형님에게 조상신이나 귀신의 존재는 믿는지 묻고 싶다.


  무신론자들이여! 나는 당신들에게 우리가 그 전모를 알 수 없는 어떤 존재, 우리가 유한한 존재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우리가 무한한 존재로 변화되기 전에는 이해할 수 없는 존재가 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냐고 따져 묻는다. 우리가 알 수 없는 것은 존재하지도 않는 것이냐고 따져 묻는다.

  절대적인 진리가 있음을 부인할 수 있느냐고 따져 묻고자 하며, 그러한 진리로 존재하고, 그러한 진리대로 세상이 돌아가게끔 하려는 의지를 가진 절대적인 능력을 가진 존재를 상정하는 일이 그렇게도 어려운 일이냐고 따져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