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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 아카데미" 두번째 강의(분열인가, 개혁인가?)

DoDuck 2015. 2. 13. 14:24

낮잠이 깊이 들어 헐레벌떡 달려갔더니 막 조성암암브로시오스대주교님의 강의가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통역하시는 분의 성함도 모른 채로 통역에 귀를 기울였지요.

주로 천주교와 정교회의 분열의 역사를 "로마교황의 수위권"에 초점을 맞춰 설명해 주셨습니다.

정교회의 입장에선 '로마교황의 수위권'을 인정하지만, 단지 그것은 권위가 아니라 명예일 뿐이라며, 초대교회의 모습과 공의회, 사도전승 등에 대해 얘기해 주셨습니다. 

고등학교 때 세계사 시간 이후 처음 듣는 얘기들인지라 그저 듣기만 했지요.

다음 강사이신 손정명수녀님의 강의를 듣고 나서야, 대충 천주교와 정교회가 갈라지는 역사를 조금 알 수 있었습니다.

손수녀님은 12쪽 짜리 강의안을 주셨는데 시간이 짧아 강의안의 내용은 따로 집에 와서 읽어야 했고요, 신구교의 분열과 교회일치운동의 결실에 대해서는 자세한 설명도 생략되었습니다.

마음에 와 닿았던 내용은 <교회일치운동이 왜 필요한가?>라는 얘기였습니다.

'종교간 대화'와 '교회일치운동'은 구별되어야 하는 용어인데, 교회일치운동은 삼위일체 하느님을 믿는 갈라진 여러 그리스도교회들간의 일치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교회일치운동은 예수그리스도께서 원하시는 것이지요.(요 17:21) 분열된 교회의 모습은 복음 전파의 장애물이기도 합니다. 

교회일치운동을 해 나가기 위해서는 서로 낯선 전통이나 관습으 존중하며 더 너그러운 자세를 필요로 합니다. 교회분열의 역사를 신앙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한 투쟁과정 속에 나타난 교회의 상처로 이해해야 합니다. 교리부분에서는 서로 경쟁하되 거짓평화주의는 피해야 합니다.

그 동안 가톨릭과 정교회 간에는 교회일치운동의 성과가 몇 가지 있었던 모양입니다. 동방교회파문 철회가 1965년 있었고, 1975년 파문철회 10주년 행사에서 교황 바오로6세가 콘스탄티노플 멜리톤주교를 만나 무릅꿇고 발에 키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합니다. 가톨릭은 전통적으로 '모든 교회의 어머니'라는 입장이었는데, 지금은 '자매교회들'이란 표현을 통하여 그 입장이 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안에서도 교회일치운동은 몇 가지 중요한 진전이 있었습니다. 성서 공동번역도 그 중에 하나지요. 최근 히브리서를 개역개정으로 통독하다가 잘 이해가 안되어 다른 번역들로 읽어 나갔는데 공동번역으로 읽으니 술술 읽혀지면서 금방 이해가 되더라구요. 이제 성서통독은 공동번역으로 읽어나갈 생각입니다.

아직도 개신교 안에서는 가톨릭을 이단으로 정죄하는 교인들이 있습니다. 심지어는 부산에선 감리교조차도 이단시하는 분들을 만날 수 있다지요? 교회분열이 상호 파문의 과정을 거치면서 결정적으로 갈라져 갔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답답한 마음이 생깁니다. 더구나 그들이 그만큼 신앙의 순수성을 지키고자 하는 열정이 있는 사람들인지 의심스럽다 보니 더욱 안타깝습니다.

오직 주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가운데 우리가 하나된 존재임을 깨닫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한국정교회 암브로시오스 대주교

선한목자예수수녀회 손정명세실리아수녀님

강의를 듣고 나오는 길, 명동성당 위로 떠오르는 달이 멋있더라고요.

출처 : 평화를 만드는 교회
글쓴이 : DoDuck강형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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