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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묵상]141106「피라미드 정점에 있는 사람들 」

DoDuck 2014. 11. 6. 11:37

[날마다 묵상]141106「피라미드 정점에 있는 사람들 」


(출7:20-24)

모세와 아론은 주께서 명하신 대로 하였다. 모세가, 바로와 그의 신하들 앞에서 지팡이를 들어 강물을 치니, 강의 모든 물이 피로 변하였다. 

그러자 강에 있는 물고기가 죽고, 강물에서 악취가 나서, 이집트 사람들이 그 강물을 마실 수 없게 되었다. 이집트 땅의 모든 곳에 피가 괴었다. 

그런데 이집트의 마술사들도 자기들의 술법으로 그와 똑같이 하니, 주께서 말씀하신 대로, 바로가 고집을 부리면서, 그들의 말을 듣지 않았다. 

이번에도 바로는 이 일에 아무 관심도 없다는 듯이, 발길을 돌려서 궁궐로 들어갔다. 

이렇게 하여서 강물을 마실 수 없게 되니, 모든 이집트 사람은 마실 물을 찾아서, 강 주변에 우물을 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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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애굽기는 '피라미드 구조로 되어 있는 사람사이'를 '둥글게 모두가 평등한 사람사이'로 변혁해 가는 이야기입니다.

신앙은 하나님과는 위아래가 있는 수직적인 관계를, 사람들과는 사람과 사람 사이가 적절한 사이가 되어, '좋은 사이'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지요.

피라미드 구조는 사람 사이에서는 가장 비극적인 '나쁜 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피라미드 정점에 있는 사람들은 스스로 신(神)과 동격으로 행세하며, 아래에 있는 사람들의 희생을 강요하지요.

그들은 둥글게 모두가 평등한 사이로 바꾸어가려는 것을 쉽게 용납하지 않습니다.

오늘날 민주주의 사회의 선출된 지도자들 중에는 스스로 왕이 되고 신이 되어 사회를 피라미드 구조로 개조하려고 하는 이들까지 끼어 있어서 사회갈등이 깊어집니다.


오늘 말씀은 그 피라미드 정점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이스라엘이 평등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첫걸음을 시작할 때, 이집트의 피라미드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바로와 대결하는 장면 중, 열 가지 재앙의 첫 재앙, 물이 피로 변하는 재앙의 장면입니다.

이스라엘의 출애굽을 명하신 이가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바로가 깨닫도록 하기 위해 하나님은 모세를 통해 표징을 보여주십니다.

그 첫번째 표징은 이집트의 생명줄인 나일강물을 먹을 수 없는 물로 바꾸어, "네 목숨은 내 손에 달려 있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바로는 자신도 신과 같은 존재임을 증명하기 위해 하나님이 하신 일을 나도 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가 진정 하나님과 같이 백성을 사랑하고 있었다면, 그가 해야 할 일은 피로 변한 나일 강물을 다시 먹을 수 있는 깨끗한 물로 돌려놓는 기적을 보여주어야 했을 것입니다.

백성들은 모세가 변화시킨 위에 이집트 마술사들까지 더하여 변하게 만든 피로 변한 강물 때문에 스스로 물을 찾아서 우물을 파야 했습니다.

바로는 스스로 물을 찾아 헤매는 백성들에게는 아무 관심도 보이지 않고 발길을 돌려 궁궐로 들어갑니다.

피라미드 정점에 있는 자들이 백성들의 고통에는 무관심하고, 오직 신들이 누리는 자유와 권능을 즐기는 일에만 바쁘고, 자신이 신과 같은 존재임을 백성들에게 각인시키는 일에만 매달릴 때, 백성들은 고통 속에 신음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이 바로의 항복을 받아내기 위해 펼치시는 재앙은 점점 더 바로의 궁궐 안으로 깊이 들어가게 됩니다. 

생명을 지탱해주는 환경조건들로부터 시작된 누적된 경고는 바로의 안가(安家) 깊은 곳까지 찾아들어가 직접 그 목숨을 빼앗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그 지경에 이르기까지 바로와 그의 신하들은 완악하기가 한결 같아서, 잠시 숨을 돌릴만한 상황이 되면, 다시 자신들이 세운 피라미드 구조를 지키고자, 약속을 헌신짝처럼 뒤집어 버리고 맙니다.


오늘 이 나라의 모습과 너무 흡사한 그 시절입니다.

이제 재앙은 약속을 헌신짝같이 버리고 아무 관심도 없다는 듯이 청기와집으로 돌아가는 그 여자와 그의 하수인들의 안가 깊숙한 곳에서 일어날 차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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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 묻고 또 묻고 있는 중에 목사님 말씀을 통해 그 대답을 들을 때, 마음속에 차오르는 힘을 느껴보셨나요?

그 힘이 매주 주일예배, 수요성서연구, 기도회 등등, 교회의 각종 모임에 가능한 빠지지 않으려고 애를 쓰게 만든답니다.

어제도 수요성서연구 "통독으로 보는 출애굽기(7)"을 통해서 마음이 시원해졌답니다.

오늘의 묵상은 바로 어제 목사님의 말씀을 바탕으로 한 것이지요.

목사님의 말씀을 직접 들은 교우들에게는 '내 안에서 변주된 목사님의 말씀'이 어떤 느낌을 주게 될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