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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묵상]141012「무엇이 당신 십자가입니까?」

DoDuck 2014. 10. 12. 06:40

[날마다 묵상]141012「무엇이 당신 십자가입니까?」


(막 8:34)

무리와 제자들을 불러 이르시되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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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말씀은 첫번째 수난예고, 그리고 이어진 베드로와의 드잡이, 바로 거기에 이어진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오늘의 말씀 뒤에는 '생즉사사즉생'의 말씀으로 '목숨을 거는 일'에 관한 말씀이 이어지지요.

십자가를 진다는 것은 목숨을 내어 놓는다는 걸 의미하는 말씀입니다.

살고 싶어하는 나의 본능을 부인하고, 어떤 행동의 댓가로 죽음이 예고되어 있는데, 그 행동을 선택하여 자신의 의지로 그 행동을 감행하라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목숨을 거는 행위인 '십자가를 짊'에 대해 너무 가볍게 얘기하는 때가 많습니다.

일종의 의무, 하기 싫어도 할 수밖에 없는 일 정도의 의미로 사용할 때가 많지요.

자신의 사명을 십자가로 표현하는 사람도 보았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자신의 불치병을 자신의 십자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자신이 돌보아야 할 사람들을 자신이 짊어져야 할 십자가로 표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들 모두 십자가라는 단어와 연결되는 고리를 나름대로 찾을 수 있겠지만, 예수님이 지고 따라오라시던 십자가가 과연 그 십자가인가,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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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의 십자가가 왜 '나의' 십자가인지 생각해봅니다.

나의 선택인가요? 

왜 내 것이 되었을까요?

누가 내게 지워 준 것일까요?


희생하기를 좋아해서 하는 희생이라면 그건 희생이 아니겠지요?

희생하기를 싫어하는 우리의 본성은 십자가의 의미를 계속해서 가볍게 가볍게 더욱 가볍게 바꾸려 합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자기 십자가를 지라는 말씀 바로 전에 자기를 부인하라고 말씀하십니다. 희생하기를 싫어하는 우리의 본성을 부인하라는 말씀입니다.


"그러다가 너 죽는 수가 있어!" 라고 우리를 윽박지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십자가는 바로 그 사람들이 우리에게 들어보여주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이게 네 십자가야. 여기에서 고통중에 죽어가는 네 모습을 생각해봐!" 말하면서 우리를 침묵속에서 저들에게 순종하기를 강요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예수님은 우리에게 굴종하지 말고 차라리 그 십자가를 짊어질 각오를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저들은 우리를 십자가에 매달아 우리를 죽이겠다고 하나, 그리고 실제로 우리의 육신을 죽이겠으나, 예수님은 당신이 부활하신 것처럼 우리를 구원해 주시겠다는 것입니다.

종합해서 읽자면 그것은 "두려워 말라 내가 함께함이라"는 말씀의 변주곡인 셈이지요.


당신의 십자가는 무엇입니까?

당신에게 "너, 그러다가 죽는다!" 협박하는 사람들은 누구입니까?

그들의 말속에 있는 '그러다가'는 정확하게 무엇을 어떻게 하는 걸 말합니까?

"두려워 말라, 내가 함께함이라" 말씀하시는 주님의 음성을 들으며 그 협박을 넘어설 생각이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