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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처음 이야기] 책소개를 소개합니다.

DoDuck 2006. 7. 14. 05:01
[188호 지성의식탁]한 손에는 성경을, 또 한 손에는 역사책을
이덕주의 <한국교회 처음 이야기>…성경으로 풀어 읽는 한국 초대 교회사 <한국교회 처음이야기>
2006년 07월 11일 (화) 16:11:33 [조회수 : 180] 박찬주 ( joshua93

   
 
   ▲ 한국교회 처음 이야기/ 이덕주 지음/ 홍성사 펴냄. ⓒ뉴스앤조이  

 

 

칼 바르트는 “설교자는 한 손에 성경을, 다른 한 손에는 신문을 들고 설교해야 한다”고 했다. 성경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알고 신문을 통해 세대를 분별해야 한다는 뜻이다. 갈릴레이는 과학과 실험이라는 과정을 통해 하나님을 발견한다고 했다. 이 자연 세계 곳곳에 숨겨진 하나님의 진리를 찾아가는 과학자의 자세를 이야기한 것이다. 이처럼 그리스도인은 언제나 하나님의 관점으로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을 알아야 할 의무가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 과학자들은 과학과 성경을, 사역자들은 신문과 성경을 두 손에 들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험한 세상을 몸으로 직접 부딪히며 살아가는 삶의 현장에 있는 평신도들은?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상이 하나님의 역사적 흐름 속에 있음을 안다면, 우리는 그 하루를 온전히 순종하며 살게 될 것이다. 내가 살아가는 현재가 하나님의 크신 섭리와 간섭 속에 있음을 안다면, 하나님의 뜻에 귀 기울이게 될 것이다. 사도행전의 역사가 신약에서 마치는 것이 아니고 우리의 일상이 사도행전의 연장선상임을 알게 된다면, 우리는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과 동행하는 즐거움으로 하루하루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한국교회 처음 이야기>는 너무나 쉬운 필체로, 술술 즐겁게 읽히는 놀라운 필력으로, 교회사 교수의 풍부한 자료를 바탕으로 씌어진 책이다. 읽는 내내 얼마나 줄을 그으면서 집중했는지, 옆에서 보던 친구가 줄을 너무 많이 긋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재밌어서 술술 읽히는 반면, 외워야 할 역사적 사건과 인명이 너무 많다. 아니 정확하게는 외워서 잊고 싶지 않은, 대한민국에서 이루어진 사도행전의 기록에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저자가 서문에서 이야기한 대로 ‘성경 말씀이 한반도에 응하여 한민족의 삶 속에 임하였다’는 기록이 가득했다. ‘아브라함과 야곱과 이삭의 하나님’이라는 그 이름은 이 한반도 땅에도 계속 이어져서 과거에 이 땅에 복음이 처음 들어오던 때부터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친절하게 저자는 조상들의 하나님을 나의 하나님으로, 과거의 하나님을 오늘의 하나님으로 이어준다.

사도행전 16장 9절에서 바울의 환상 속에 나타나 "건너와 도와달라"고 했던 마게도냐인의 영이 1882년 일본에 유학 중이던 이수정에게도 임했다. 일본에서 세례를 받고 성경을 번역하는 일을 한 이수정은 “조선에 선교사를 보내 달라”는 편지를 보냈고 이로 인해 언더우드· 아펜젤러·스크랜턴은 조선 땅을 밟았다.

누가복음 10장 33절의 강도 만난 이웃을 도와주던 선한 사마리아인의 영이 1904년 광주 의료 선교사 포사이드에게 임했다. 그리고 문둥병자를 직접 안아서 옮기며 돌보던 포사이드를 보고 감동을 받은 깡패 최흥종에게도 임했다. 그는 지금의 애양원을 출발시킨 ‘문둥병자의 아버지’로 남아 있다.

마태복음 16장 24절의 주님을 좇으려거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좇으라는 명령에 순종해서 나무 십자가를 몸에 묶고 ‘천리 길’을 걸어 온 소래교회 교인들에게도, 말씀에 기록된 대로 행하고자 했던 니고데모들의 영이 임했다.

마태복음 18장의 일백 데나리온 빚진 자의 이야기를 읽고 마을 사람들의 빚을 전부 탕감해 준 후, 가난한 전도자로 ‘땅 끝’을 찾아다니며 전도한 종순일. 성경의 말씀을 따라 자신의 여종을 양녀로 삼은 강화도 과부 교인 김 씨. 이들을 통해 전해져 온 하나님의 영은 2006년 서울의 이 씨, 강원도의 강 씨, 제주도의 고 씨에게도 이어져 가고 있을까.

예수님의 시대에 예수님의 행적을 기록해 준 역사가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지금 예수님을 더 살갑게 느낄 수 있다. 그리고 <한국교회 처음 이야기>를 기록해 준 저자가 있기에 우리는 지금까지 이어지는 신약 시대를 하나님의 섭리와 간섭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은 한국교회의 처음의 때를 주관하시고, 대한민국의 사도행전을 현재의 우리에게도 이어 갈 것을 요청하신다. 마치 교보문고 입구의 노벨상 후보 사진들 끝에 있는 ‘이 자리는 당신의 자리입니다’라는 문구처럼 이 뒷이야기(한국교회 나중이야기)는 우리에게 남겨진 페이지임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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