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또는 일기, 편지/오늘의 묵상

[스크랩] 웰다잉, 주님을 본받아 준비합시다.

DoDuck 2016. 4. 22. 21:17

* 2016.04.20. 새벽기도

 

찬송 : 492장 잠시 세상에 내가 살면서

 

기도 : 주님의 살과 피를 먹고 주님처럼 살아가기를 당부하신 주님, 오늘도 주님 앞에 나아와 찬송과 기도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구하라, 두드리라는 말씀에만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닮아가려 노력하는 저희들 되도록 성령으로 충만케 하옵소서. 저희가 헛된 욕망에 사로잡히지 않도록,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켜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말씀 : <요한복음 131>

          유월절 전에 예수께서 자기가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돌아가실 때가 이른 줄 아시고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니라

           <마가복음 1422-24>

          22 그들이 먹을 때에 예수께서 떡을 가지사 축복하시고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이르시되 받으라 이것은 내 몸이니라 하시고

          23 또 잔을 가지사 감사 기도 하시고 그들에게 주시니 다 이를 마시매

          24 이르시되 이것은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

           <요한복음 161>

          내가 이것을 너희에게 이름은 너희로 실족하지 않게 하려 함이니

           <요한복음 171>

          예수께서 이 말씀을 하시고 눈을 들어 하늘을 우러러 이르시되 아버지여 때가 이르렀사오니 아들을 영화롭게 하사 아들로 아버지를 영화롭게 하게 하옵소서

 

묵상 : 오늘 읽은 말씀은 주님이 잡혀가시기 직전에 하신 일과 가르침에 대한 이야기들입니다. 요한복음 13장은 세족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세족식에 이어서 가룟유다의 배반에 대한 얘기, 베드로가 세 번 부인할 것에 대한 예언, 그리고 14장으로 이어집니다. 요한복음은 마지막 주님의 설교를 길게 들려줍니다. 다른 복음서들은 이 중간에 성찬식이 이루어졌음을 알려주지요. 오늘 읽은 마가복음이 그 내용입니다.

            말씀을 마치신 주님은 감람산으로 오르셔서 기도를 하십니다. 요한복음은 동산으로 들어가시기 전에 긴 고별설교를 마치신 뒤에 드리는 기도로 17장 전체를 할애하고 있고, 다른 복음서들은 감람산에 들어가서 제자들에게 기도를 부탁하는 한편 주님도 피땀을 흘리며 기도하신 것으로 얘기합니다.

            어쨌든 주님은 이제 곧 잡혀가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실 것을 알고 계셨습니다. 오늘 읽은 성경말씀은 돌아가시기 직전에 주님은 어떻게 준비하고 행동하셨는지 보여주는 말씀들입니다. 저는 오늘 이 말씀들 속에서 우리는 우리 삶의 마지막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주님이 보여주신 본을 따라 준비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묵상하고자 합니다.

 

            학교에서 일찍 물러난 뒤 누님의 권유로 호스피스 봉사를 시작했습니다. 어제도 동부시립병원에서 호스피스 봉사를 하고 왔지요. 제가 요즘 하는 봉사는 하모니카로 찬양을 들려드리는 일을 하고 있는데, 예전에는 목욕, 발마사지, 머리 감아주기, 대화 나누기 등등 여러 가지를 했었습니다.

            환자들은 일상생활에 별 어려움 없이 지내는 분들에서부터 임종 직전에 있는 분들까지 다양한 환자들이 있습니다. 개중에는 어쩌다 다시 회복하여 완전히 일상생활로 돌아가는 분도 보았습니다.

            봉사를 하다보면 그 분의 삶이 어떠했는가, 스스로 어떻게 평가하고 계시는가,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 짐작하게 되는데, 가장 아름다운 분들은 역시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의연히 버티시면서 견뎌내는 분들입니다. 이런 분들은 주어지는 서비스를 감사함으로 받아들이시지요.

            물론 이런 분들이 많은 것은 아닙니다. 어느 목사님은 초기에는 주님의 은혜를 찬송하며 덕이 되는 말씀과 본을 보여주시는 듯 했는데, 조금 지나자 고통을 못 이기고 짜증을 부리면서 사모님을 힘들게 했습니다. 저를 붙들고 신유의 기도를 부탁하는 바람에 진땀이 나는 일도 겪었지요. 마지막까지 삶에 대한 애착이 하늘나라로 돌아간다는 생각을 못하게 막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에게 가장 두려운 것이 무엇일까요? 어떤 이는 고통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만 궁극적으로는 그 고통 끝에 이르게 되는 죽음이 가장 두려운 것 아닐까요? 죽음의 위협 앞에 우리는 무너지기 쉽습니다. 사람들은 죽음을 받아들이는 걸 가장 힘들어합니다.

 

            요즘 웰다잉에 대한 이야기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데, 어떻게 죽음을 맞는 것이 웰다잉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저는 그 대답을 오늘 읽은 주님의 마지막에 관한 이야기에서 찾고 싶습니다. 기독교인이라면 주님 걸어가신 그 길에서 답을 찾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주님은 천당이 어떻게 생겼으며, 어디에 있는지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하늘나라는 이미 우리 가운데 있다고 가르치셨습니다.(17) 그러나 주님은 죽음으로 우리의 존재가 무화되는 게 아님을 확신하셨습니다. 아버지 하나님께 돌아가는 것임을 분명히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그 과정이 고통스러운 것이긴 하겠지만 두려워하지 말라고 가르치십니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당신의 사람들을 사랑하십니다. 요한복음 131절의 말씀입니다.

            주님은 당신이 줄 수 있는 모든 가르침을 다 주시고, 당신의 살과 피를 나누어 주십니다. 성찬이지요. 성만찬에 대해서는 따로 깊이 공부해야 할 중요한 주제이므로 길게 얘기하지 않겠습니다. 여기서는 다만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나누어주셨다는 정도로 얘기하겠습니다.

 

            어쩌면 시한부 삶을 통고받은 이들은 축복을 받은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주님처럼 언제 어떻게 돌아가시게 될지 미리 아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처럼 죽음에 대비하여 자신의 삶을 모두 나누어주고 홀가분하게 하나님 곁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무엇을 남겨 줄 수 있을까요? 남아 있는 사람들이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되어갈 것을 짐작하면서 그들에게 마지막까지 힘이 되도록 내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요? 저는 요즘 뜻하지 않게 선물로 주신 손자를 바라보며 아이가 커서 읽어주기를 기대하며 글을 쓰려고 노력중입니다.

            잠시 침묵하며 어떻게 인생을 마무리 할 것인지 주님의 마지막 모습을 묵상한 뒤에 주님 가르쳐주신 기도를 드리겠습니다.


출처 : 사람의 등급
글쓴이 : 도덕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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