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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묵상]141129「맞서지마라?」

DoDuck 2014. 11. 29. 14:43

[날마다 묵상]141129「맞서지마라?


(마5:39)[표준새번역]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악한 사람에게 맞서지 말아라. 누가 네 오른쪽 뺨을 치거든, 왼쪽 뺨마저 돌려 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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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은 "내가 율법이나 예언자들의 말을 폐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아라. 폐하러 온 것이 아니라, 완성하러 왔다."고 말씀하시면서 여섯 가지 옛 전통적인 가르침을 재해석해 주셨습니다.
예수님은 율법을 하나님의 의도와 다르게 평등사회를 깨뜨리는 수단으로 삼고 있는 서기관과 율법학자들, 그들의 율법 해석을 비판하면서, "그 율법은 본래 이런 취지였어!"라고 가르치신 것입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율법은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약자에 대한 보복이 과도하게 이루어지는 것을 막아주는 법률이었습니다.
사회적 약자들은 보복을 꿈꾸기만 할 뿐, 행동으로 옮길 수 없습니다. 약자의 보복은 오히려 더 큰 폭압을 불러올 뿐입니다.
보복을 감행할 수 있는 사람들은 힘을 가진 강자입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얘기는 강자를 규제하는 율법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악한 사람들은 이 원칙을 오히려 자신들의 보복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삼습니다.
강자를 규제하는 원칙이 강자의 권리를 밝혀주는 근거로 바뀐 셈입니다.
구약에도  "너는 '그가 나에게 한 그대로 나도 그에게 하여, 그가 나에게 한 만큼 갚아 주겠다' 하고 말하지 말아라"(잠24:29) 가르치고 있었지만, 악한 사람들은 이런 가르침을 따를 리가 없습니다.

예수님은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새로운 보복의 방법을 제시합니다.
예수님의 말씀 "누가 네 오른쪽 뺨을 치거든, 왼쪽 뺨마저 돌려 대라"는 말씀은 "사랑하라, 용서하라"는 말씀이 아닙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고 강자들에게 주어진 복수율을 이제 약자들에게 "너희는 보복을 이렇게 하여라" 약자들을 위한 복수율법으로 바꿔주셨을 뿐입니다.
예수님은 율법을 폐하신 것이 아니라 율법을 완성하셨습니다,
복수율을 폐지하신 것이 아니라, 복수의 방법을 바꾸어 주셨을 뿐입니다.
"그 가르침은 본래 약한 자를 보호하기 위한 가르침이었느니, 약자인 너희를 위해 다시 행동지침을 주겠노라!"

왼쪽 뺨마저 돌려 대는 것이 어떻게 보복일 수 있을까요?
강자의 폭력은 약자로 하여금 두려움을 갖게 할 목표로 행사되는 것입니다.
왼쪽 뺨을 돌려 대는 행위는 더 이상 너희들의 폭력을 두려워하지 않을 거라는 선언인 것입니다.
폭력에 폭력으로 맞서지 않겠지만, 더 이상 너희를 두려워 하지 않아!
이제 너희들이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따르지 않을 거야!
시키는 대로 하지 않아도, 그들 악한 사람들도 더 이상 되갚을 방법이 없는 보복의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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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새민족교회 백창욱 목사님의 복음이야기 『유배지에서 예수 읽기』를 읽었습니다.
이 책의 마지막에서 두번째 얘기가 오늘의 이야기입니다.
백목사님의 글제목은 물음표가 없이 [맞서지 말아라]인데, 물음표를 덧붙인 이유는 목사님이 글 서두에서 공유하려고 애쓴 문제의식에 깊이 공감했기 때문입니다.
<공권력의 불의가 난무하는 현장에서 맞서는 사람들은 잘못하고 있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