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묵상]140911 「바쁜 친구들에게」
잔치할 시각에 그 청하였던 자들에게 종을 보내어 이르되 "오소서 모든 것이 준비되었나이다" 하매, 다 일치하게 사양하여, 한 사람은 이르되 "나는 밭을 샀으매 아무래도 나가 보아야 하겠으니 청컨대 나를 양해하도록 하라" 하고, 또 한 사람은 이르되 "나는 소 다섯 겨리를 샀으매 시험하러 가니 청컨대 나를 양해하도록 하라" 하고, 또 한 사람은 이르되 "나는 장가 들었으니 그러므로 가지 못하겠노라" 하는지라. (마22: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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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돌릭 교종 프란치스코 교종이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나이트클럽 화재 참사 5주년 추도미사에서 했던 말씀을 읽으며 생각난 말씀입니다.
"....통곡하고 울어야 합니다. 당신들이 흘리는 눈물로 죄를 씻어내야 합니다. 이 산만하고 피상적인 땅에서 스스로 깊은 비탄에 빠져야만 정화됩니다.이 땅은 더 소리높여 울 필요가 있습니다. 아직 충분히 울지 않았습니다. ...아첨하고 돈 버는 데 골몰하고 주말을 어떻게 즐길까 신경 쓰느라 더는 여기에 없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 충분히 울지 않았어요.”
생각해보니 주님의 말씀은 상갓집이 아닌 잔치집의 비유였어요.
우리 사회에는 '잔치집엔 혹 못가더라도, 상갓집엔 반드시 가야 한다'는 생각이 뿌리깊이 박혀 있었는데, 어찌 상갓집 마저 외면하게 되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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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월호 특별법 문제는 단순히 문상의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에 동감합니다.
특별법 제정 문제가 여야의 이해관계에 초점을 맞춘 정쟁의 도구로 이용되고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나, 유족들이 받아야 할 보상 보다 더 많은 보상을 타내기 위한 지렛대로 이용하고 있지 않는냐는 의심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조중동 보수언론의 숲에 시야가 가린 친구들이여, 제발 와서 보시라!
어제 전한 '회개한 일베청년'처럼 "나와서 보니" 그 동안 "자세히 알지 못하고 일방적으로만 이해했다. 앞으로는 확실히 알아가겠다."는 고백을 할 수 있게 될테니.
어제 광화문광장에서 연극배우들이 단체로 낭독해 준 독일 고백교회의 목사 마틴 니묄러(Martin Niemoeller)의 시 [그들이 왔다]를 덧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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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왔다(They come.)
나치는 우선 공산당을 숙청했다.
나는 공산당원이 아니었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유대인을 숙청했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노동 조합원을 숙청했다.
나는 노동 조합원이 아니었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가톨릭 교도를 숙청했다.
나는 개신교도였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나에게 왔다.
그 순간에 이르자, 나서줄 사람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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