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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누가 만드나? 법이 국민의 약속이라고?

DoDuck 2008. 6. 1. 22:51

법은 누가 만드나?

도덕시험문제에 이런 문제가 나오면 십중팔구 정답은 "국민의 약속"이다.

그러나 과연 법은 국민의 약속에 의해 만들어질까?

  (똑똑한 아이들은 여기까지만 듣고 대뜸 법은 국회의원이 만든다고 말한다. 국민의 약속이 아니라 국회의원들의 약속. 아니 아니 국회의원들이 지킬 약속은 아니고 국민들에게만 지키라는 것들이 대부분이니까 국회의원들이 국민들에게 내리는 명령이라고나 할까?

 (여기가 직접민주주의와 간접민주주의에 대해 설명하고, 간접민주주의의 위험성을 들먹이며, 대의원들이 정말 대의(代議)를 잘할 수 있도록 국민이 감독을 잘 해야 한다는 것을 얘기해 줄 적절한 지점이다.)

  어찌되었든  대의민주주의의 정신에 따라서, 국회의원이 만들어 내는 법도 국민의 약속이라고 보자면 ; 법은 누가 만드나? 국민의 약속으로 만들어진다가 아직까지 정답이다.)

도덕교과서의 세뇌를 받은 많은 학생들이 그렇게 알고 있다. 법은 국민의 약속이라고.

 

그러나 요즘처럼 국민이 반대하는 미국산쇠고기수입에 관한 법령이 만들어지고 공포되는 과정을 본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이 상식에 의문을 품게 될 것이다. 법이 국민의 약속이라고?

 

하여 나는 학생들에게 분명히 다음과 같이 가르친다.

 

법은 어떤 규범인가? 법은 강제적이고 타율적인 규범으로 "내 말 안 들으면, 죽어!" 주먹을 내밀며 협박하여 지키게 하는 규범이다.

힘도 없는 놈이 "안들으면 죽어!"라고 말한다면 누가 겁먹을까?

"죽여봐, 죽여봐!" 오히려 말한 본전도 찾지 못하고 쫓겨날 것이다.

당연히 법은 "안 지키면 죽일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법은 권력자가 만들어 내는 것이다.

법이 국민의 약속이라고?

그~래, 국민의 약속으로 만들어지는 사회가 있지.

그 사회는 어떤 사회? 그래그래, 민주사회!

국민이 권력자임이 틀림없는 사회에서만 법은 국민의 약속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여기까지 말하고나면 다음은 자연스레 여러분의 머리에 떠오를 심화보충학습 과제. 이 문제들에 답해 보자.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사회인가?

미국 축산업자들이 할 광고를 대신해주는 정부,

국민들의 절대 과반수가 반대하는 내용을 장관고시라는 이름의 법령으로 만들어 내는 정부,

이러한 정부가 있는 나라가 민주주의 국가인가?

 

'절대다수의 국민들이 뽑아 준 대통령'이 '절대 과반수의 국민이 반대하는 일'을 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도대체 이런 상황이 왜 만들어졌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