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향한 한마디/나도한마디

쇠고기 촛불집회. 청계광장. 080506

DoDuck 2008. 5. 7. 03:57
재량휴업으로 달디 단 휴식을 취하던 날.
느닷없이 교육청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생활지도부장들 집합.
촛불집회 참가 학생 보호 및 안전지도라는 이름으로 광화문 네거리로.

대학에 갓 입학했을 때, 도덕교사의 꿈을 안고 입학했지만 국민윤리교육과나 도덕교육과라는 곳이 없었기에 교육학과를 가야만 했던 그 시절,
교육학과 지도교수였던 김종서 교수(한 때 교육부장관을 지내셨다.)를 비롯 몇몇 교수분들을 찾아갔던 기억이 떠올랐다.
교수들에게 결정적으로 실망하여, 이후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거의 강의를 듣지 않았고 덕분에 학점은 늘 시들시들했다.
실망했던 이유는?
도덕교사가 꿈인데요.. 하고 전공이 다른데 어떻게 공부해나가야 할지 물었을 때, 기껏들은 대답이 데모하지 말라던 것이었다.
아마 도덕적인 이상을 꿈꾸는 자는 데모하는데 앞장설 수 밖에 없음을 먼저 깨달은 先生의 진지한 충고였겠지만, 나는 그 교수들의 동문서답에 환멸을 느꼈었다.
그런데 오늘 내가 해야 할 역할이 바로 그 교수들이 했던 짓이라니...
교장선생님으로 근무하다 얼마전 교육청 장학관으로 나오신 고교선배이자 대학선배인 분을 만나 투덜거렸다.
" 아, 아이들이 잘하고 있는데 도와주진 못하고 이게 뭡니까?"
" 어른들이 할 일을 아이들이 하니까 못하게 해야지."
" 아, 우리나라 역사를 언제 어른들이 바꿨나요? 조선시대부터 성균관 유생들이 앞장섰고, 일제시대, 이승만 때, 박정희 때, 늘 학생들이 앞장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