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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무궁화

DoDuck 2006. 12. 6. 07:21
 

 나라 꽃을 법으로 정하는 경우도 있긴 하다.  1937년 콜롬비아가 양란의 일종인 케틀레야를 대통령 포고로 국화로 지정했다.  1948년에는 베네주엘라가 능소화과인 타베비아를 농림부와 문교부의 법령으로 국화로 지정했다.  그러나 모든 국화는 역사나 전설에 따라 고유성이 있고, 국민성을 대표할 만한 꽃으로 자연스럽게 정해진다.

  역대 어느 왕조,정부도 무궁화를 나라꽃으로 지정한 바 없다.  그런데도 홀연히 무궁화는 우리 나라꽃이다.  1920년대 일본이 벚꽃을 이땅에 본격적으로 심기 시작하자 식자들 사이에 어느덧 무궁화 예찬론이 퍼지기 시작했다.  애국가 가사에도 ‘무궁화 삼천리’가 있다.  반사적으로 일제는 무궁화를 뽑아버리기 시작했으나 그럴수록 이 꽃은을 좋아하는 마음은 깊어만 갔다.

  어쨋든 조선 왕실 꽃인 배꽃(梨花)이나 일본 꽃인 사꾸라가 다같이 배제되고 무궁화가 우리나라 꽃으로 여겨지게 됐다.  무궁화가 이 같은 여예를 차지하게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우리가 그 동안 무궁화와 매우 친근했기 때문이다.  중국 최고의 박물지인 [山海經]에는 ‘君子國 有薰華草 朝生慕死’란 말이 나오는데 薰華草는 곧 菫花草이며, 이것이 곧 무궁화(槿花)인 것이다.  우리나라에 무궁화가 많았다는 야기 이다.  고려 예종 때에도 우리나라를 槿花鄕이라 부른 적이 있다.  槿花가 무궁화란 명칭을 얻게 된것은 아마 고려 중기 이전인 것 같다.  이때 시인 이규보가 친구와 槿花를 논하는 가운데 무궁이 옳다, 무관이 옳다고 논쟁을 벌인 적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무궁은 역시 꽃의 성질 때문에 붙여진 칭호 같다.  아침에 피었다 저녁에 시들고, 여름에 피기 시작해서 가을까지 계속 피는 특징을 잘 집어넨 말이다. 문일평은 무궁화의 이 같은 특징을 “自强不息 하는 君子의 理想”이라고 극찬했다.

  무궁화는 꽃 자체도 아름답다.  아침 안개속에 핀 무궁화는 청아한 맛으로 우리의 마음속에 포근히 와닿는다.  무궁화는 학명으로 히비스쿠스 시리아쿠스(Hibiscus Syriacus)로 불린다.  번역하면 ‘동방의 아욱’이다.  중국이 원산지라 China rose라고도 한다.  식물 분류표로 보면 아욱과 무궁화 속이다.  우리나라에는 무궁화 속이 네가지가 또 있다.  수박풀, 닥풀, 황근, 부용이 그것이다.  한때 무궁화를 국화 자리에서 퇴위시키고 진달래로 하자는 논의도 있었다.  나무에 진딧물이 많이 끼고, 꽃이 시들 때의 모습이 너무 밉다는 이유에서 였다.  그러나 國花는 심미보다 유래와 전통이 더 중시됨을 알아야 한다.  무궁화를 더 많이 심고 자주 개량해 나가는 정성이 아쉽다. 

출처 : 중국 통신
글쓴이 : 밝은세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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