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찍은 사진들/사진(가족과 친척)

한가위 일기

DoDuck 2006. 10. 8. 23:33

 명절 차례를 지내는 문제에 대해서 어떤 기독교인들은 우상숭배로 보고 극력 반대하기도 하지만

나나 주변사람들은 차례나 제사를 순수하게 조상들을 기념하는 의식행위 정도로 이해한다.

목사님인 누님이나 집사, 권사님인 종갓집 사촌형님과 형수님도 마찬가지다.

 차례를 지내려면 우선 종갓집 큰사촌형님댁으로 모인다. 고조부부터 증조부까지 위패를 모시고 차례를

 지낸 후 다시 백부와 백모님께 차례를 드린다. 두 차례 제사상을 차리고 치우느라 사촌형수가 고생을

 많이 했었는데, 이제는 웬만한 제수는 그냥 사서 쓰기로 했다. 그래도 힘드는 건 어쩔 수 없다.  

 남자들 중심으로 차례를 지낸 후 간단하게 아침을 먹는다. 곧이어 안양 만안구(사촌형님댁)에서 서울

갈현동(큰형님댁)으로 옮겨 우리 아버님의 차례를 지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집은 사촌형님네가 2남2녀, 우리가 4남4녀, 모두 12형제자매인데, 사촌 작은형님은 일본에, 시집간

누님들이나 여동생들은 빠지고, 큰형수님은 큰조카와 함께 갈현동에서 차례준비중, 종손인 당질은 회사

일로 빠지고,이렇게저렇게 모인 식구들이 이만큼이다.

안양에서 차례를 지낸 후 갈현동으로 왔다. 큰형님네 조카들의 어릴적 사진들. 영화에 가끔 단역으로

출연하기도 하는 연극일을 하는 시집간 수아와 신문방송과를 졸업하여 프리랜서로 여기저기 글을

써서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병진이.

 작은형님댁 아들 병우와 나의 맏딸 하님이가 큰형님댁 특징을 소개하는 사진을 찍는데 포즈를 잡았다.

큰형님은 독실한 통일교신자로 문선명의 한남동 사택에서 문선명의 손녀딸의 자가용 기사로 노후를

보내고 있다. 집안에는 통일교의 이런저런 가르침과 문선명부부의 사진들이 가득하다.

 좁은 방이지만 아버님 차례를 사촌형제들이 모여 함께 드린다. 그리고 다과를 나누고 담소.

이제 사촌들과 헤어져 우리는 어머님께로 향한다. 우리가 모시다가 지난 여름 섬망증세를 보일 때부터

인천 여동생집으로 모셨다.

 인천으로 가는 길목에 천주교 인천교구의 공동묘지인 "하늘의 문" 묘원이 있는 것을 미처 몰랐다.

평소 45분~1시간 거리인데 이날은 2시간 반이나 걸렸다.

 큰형님은 한남동으로 일하러 가고, 둘째형님부터 아들 3형제, 목사누님과 셋째형네 아이들과 우리집

아이들이 어머님을 방문했는데, 사진을 찍는데 둘째형이 뒤로 빠져버렸다. 섬망증세를 보이던 6~7월의

모습에 비해서 거의 정상수준으로 돌아오신 어머님 모습에 자녀들이 모두 행복하다.

세상의 중심은 부모님이 계신 곳이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되는 추석이다.

 인천에서 올라와 잠시 쉰 뒤에 다시 태능으로 향했다. 장모님이 계신 큰처남댁. 벌써 달이 떠올랐다.

 작은처남댁은 사정이 있는지 합덕에서 올라오지 못했고, 차례를 지낸 뒤 친정을 방문하는 전통에 따라

처제네 식구들(동서는 부상으로 불참)이 와 있었다. 여인들은 여전히 음식준비에 바쁘고, 아이들은 ....

 장모님이 무릎관절의 통증으로 고생이 심하신데 요즘 식욕이 왕성해져서 걱정이란다. 몸무게가 늘면

그만큼 더 고생인데...

 식사 뒷바라지를 끝내고 한가해진 올케언니와 두 자매가 한가로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무슨 이야기 중

이었는지 포즈가 모두 손을 머리에.

 처제네 막내 소영이가 마침 생일이라서 급히 케익을 사오고 생일축하행사를 가졌다.

 

새벽 5시부터 늦은밤 25시까지 녹초가 된 하루였지만 이렇게 친척들을 만나며 정분을 쌓을 기회가 또 언

제인가? 안양 수리봉을 함께 올라보자는 큰사촌형님의 제안을 실현하는 것도 꿈만 같은 형편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