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찍은 사진들/사진(교회)

개천절 서울숲 생태체험 일기

DoDuck 2006. 10. 4. 10:54
아침 9:30쯤 서울숲 도착. 주차비가 아까워 맞은편 건영아파트 뒷길에 주차를 하고나니  우리 일행이 어디 있나? 초행길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한참을 헤맨 끝에 방문자센터쪽에 모인 일행들을 만나다.

 소형휴대용마이크를 들고와 아이들에게 열심히 설명해 주시는 이영옥 교장선생님. 강사료 수입이 짭짤할 것 같은 솜씨로 정말 잘 설명해주는데 귀기울여 들을 줄 아는 이들은 목사님과 사모님 정도. 아이들은 몇몇을 제외하고는 딴짓들을 많이 한다.

 거울연못앞에서 연못과 그 주변의 나무들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는 아이들. 윤슬이가 난데없이 내게 물었다. 권사님, 이 연못이 뭐가 위험해요? 거울연못은 깊이가 불과 5㎝정도밖에 안되어보였던 것. 그래서 즉시 응 들어가면 미끄러져 넘어질 거야. 대답해 주었다. 나도 참 순발력이 대단하다는 자화자찬.

 거울연못에서 습지쪽으로 옮겨가는 도중 미술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곳을 지나는데 눈에 확 들어오는 조각상. 역시 빨가벗은 여인의 몸이라 그렇겠지? 작품의 제목은 [공간속으로]. 따로 떨어져 있는 세개의 조각품을 바로 이 각도에서 보아야 제대로 작품을 보는 것이다.

 아이들을 숲속의놀이터에 풀어두고 어른들은 잠시 잔디밭위에서 휴식하며 간식을 먹었다. 김영심집사가 쪄온 밤이 일품이었다. 작년에 밤줍기를 했던 태릉 건너편에서 주어온 밤이라고 했다. 생각난 김에 오늘은 은행을 털러 가자고 제안하여 전격적으로 우리학교(창덕여중)의 은행을 털러가기로 했다.

 물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 진만이와 하건이가 주문에 따라 흔들흔들구름다리위에서 포즈를 취했다.

 물놀이터에서 자연스레 습지를 향해가는데 저만치서 커다란 물고기가 물위로 올라와 뻐끔뻐끔 숨을 쉬듯하고는 아래쪽 깊은 곳으로 나아간다. 다시 영지를 순회하는 영주처럼 이번엔 다른 짝과 함께 순시. 이 황금잉어를 찍는 도중에 또 다른 해프닝이 발생했다.

 잉어를 촬영하는데 잠자리 한마리가 나의 셔터를 누르는 손가락 위에 내려 앉았다. 이장면을 놓치고 싶지 않아 카메라를 왼손으로 조작하는데 엄지손가락으로 옮겨앉은 잠자리. 결국은 셔터를 누르는 순간 날아올랐다. 바로 이 잠자리다. 이제 갈 때가 다 된 기운빠진 잠자리가 아무데나 앉아 쉬는 것이었을지도 모르지만 내가 자연과 하나가 되어 있다라는 기쁨에 마구 자랑하고 싶었다.

 곤충식물원으로 향해가니 그 앞에 조와 수수 가지 등 농촌의 경작물들이 화분에 담겨 전시되어 있었다. 곤충식물원 안에서 본 예쁜 꽃들은 포토앨범(풍경,꽃,하늘...)에 [서울숲에서]라는 제목으로 따로 올려놓았으니 참고하시도록.

 농작물 중에 목화가 있었다. 어느 시인이 누님같은 꽃이라 불렀던 목화. 놓칠 수 없어서 한 컷.

 곤충식물원을 나와 화장실 정화조 옆 잔디밭에 자리를 펴고 둘러앉아 점심을 먹었다. 정화조옆이었지만 대나무숲이 있고 그늘이 있는 최적의 장소였다. 우리가 자리를 편후 방문객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어 잠시후 잔디밭이 사람들로 그득해졌다.

 김하현이 싸온 특별한 도시락. 이 웰빙도시락을 앞에두고 하현이는 엄마가 이거 다 먹고 오라고 했는데 도저히 다 못 먹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모두가 즐거운 마음으로 나눠 먹고 잠시 자유시간을 주었다. 

 아이들은 모두 자전거를 빌려타고 놀거나 바닥분수대로 가서 놀았는데 최영은 혼자힘으로 인라인스케이트를 신는데만 10여분을 소모하고 초보자의 자세로 활주로(?)를 향해 나아갔다. 언제나 귀여운 영이.

 최성민권사는 영이를 돌보며 인라인을 즐기고 나머지 청장년들은 하건이가 가져온 스윙보드를 연습하기 시작했다. 김재소 집사 발군의 감각을 보여주어 연습 30분만에 안정된 자세를 보여주었고 장형기 집사도 만만치 않았는데 왜 나만 잘 안되는지. 겨우 균형만 잡고 흔들어대진 못했다.

 

아무튼 휴식을 끝낸 우리는 교회로 되돌아와 아이들을 내려놓고 우리학교로 향했다. 그야말로 갈퀴로 긁다시피 그냥 줏어담은 은행이 얼나마 많았는지 은행의 두터운 과육같은 부분을 벗겨내느라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교회로 자리를 옮겨 작업을 했는데 냄새가 교회주변을 진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