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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묵상]141121「무슨 뜻이냐 묻도록」

DoDuck 2014. 11. 21. 10:06

[날마다 묵상]141121「무슨 뜻이냐 묻도록


(출12:26)[개정개역]

이 후에 너희의 자녀가 묻기를 이 예식이 무슨 뜻이냐 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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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성서연구 [통독으로 보는 출애굽기]를 공부하는 중에 눈에 들어온 구절입니다.

전후 문맥을 살피면 이 말씀은 유월절과 무교절 규례를 여호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모세가 모든 장로들을 불러놓고 다시 전달하면서 하는 말입니다.

여러분은 이 일을 여러분과 여러분의 자손이 지킬 규례로 삼아, 영원히 지키게 하십시오. 

여러분은, 주께서 여러분에게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땅에 들어가거든, 이 예식을 지키십시오. 

여러분의 아들딸이 여러분에게 '이 예식이 무엇을 뜻합니까?' 하고 물을 것입니다. 

그러면 여러분은 그들에게 '이것은 주께 드리는 유월절 제사다. 주께서 이집트 사람을 치실 때에, 이집트에 있던 이스라엘 자손의 집만은 그냥 지나가셔서, 우리의 집들을 구하여 주셨다' 하고 이르십시오." 백성은 이 말을 듣고서, 엎드려 경배를 드렸다.

이스라엘 자손은 돌아가서, 주께서 모세와 아론에게 명하신 대로 하였다.(출24-28, 표준새번역)


목사님은 우리의 전통문화가 파괴되고, 국가적으로 기념해야 할 절기들마저 우리 생활속 문화로 자리잡지 못한, 오늘을 개탄하시며, 말씀의 해석을 이어가셨습니다.

하나님의 가르침이 대대로 우리들의 마음에 깊이 새겨지도록, 역사와 자기 삶을 하나로 엮어주는 '문화化 작업'이 유월절 규례의 가르침입니다.

아이들은 그 문화속에서 문화의 의미를 스스로 질문을 통해 깨달아가며, '우리를 해방시키시는 하나님'을 알게 됩니다.

고통받는 민중의 한숨소리에 귀기울이시는 하나님을 알게 됩니다.


나는 목사님의 말씀을 듣는 동안 여러 방면으로 생각이 뻗어갔습니다. 

히브리인들의 유월절처럼 우리의 광복절도 '이렇게 지키자'는 전통을 만들어내지 못한 까닭은 무엇일까요?

세월호참사를 계기로 "이전처럼 살 수 없다"는 각오가 곳곳에서 들려오는데, 비록 가슴아픈 기억이지만, 우리가 정말 다르게 살기를 간절히 원한다면, 세월호 참사도 또 하나의 절기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요?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얻은 교훈들을 대대손손 기억시키자면, '세월호 절기'는 앞으로 어떻게 지켜내야 할까요?


목사님의 26절 말씀 해석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유월절의 규례를 지키되, 아이들이 '이 예식이 무엇을 뜻합니까' 묻지 않는다면, 그것은 유월절 규례를 제대로 지킨 게 아닙니다."

나는 유월절 축제가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이었음을 깨닫습니다.

문설주에 어린 양 피를 발라 피비린내를 풍기며, 일주일 내내 맛없는 무교병을 먹으며,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질문이 사라진 곳에선 학습도 사라지는 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