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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밀양 송전탑에 반대하는 이유

DoDuck 2014. 6. 12. 16:18
'밀양 송전탑'이라는 키워드로 내 포스팅에 들어온 분이 있었다. 내 짐작으로는 왜 밀양 송전탑을 반대하는지에 대한 궁금증 때문에 클릭했던 것 같다. 그래서 오늘은 밀양에 있는 할매 할배들이 송전탑을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정리해보려 한다.

 

밀양에 들어설 송전철탑의 모습. 하단에 보이는 사람이 개미만큼 작아 보인다.




첫째, 전자파 때문에 죽은 땅이 되는 밀양

한전은 밀양에만 76만 5천 볼트의 초고압 송전탑을 69개 세울 예정이라고 한다. 일부 사람들은 "우리나라에 송전탑이 얼마나 많은데"라고 생각하겠지만, 여기 세워지는 송전탑은 일반적인 송전탑이 아니다. 땅 한 곳에 69개나 세운다는 것도 말이 안 되지만, 그 크기가 일반 송전탑의 5배 크며, 이는 세계 최대 규모라고 한다. 한국전력은 대부분이 산 위에 세워져 농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한다고 했지만 남의 밭 위에 버젓이 세워진 송전탑, 마을 한가운데를 지나며 학생들의 학교가 지천인 송전탑 사진이 이미 돌아다니고 있다. 이렇게 큰 송전탑이 마을 한가운데를 지나면 그곳은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이 된다. 강력한 전자파 때문에 소도 송아지를 낳을 수 없고, 벌이 꽃을 찾지 못하게 된다. 결국 밀양은 죽은 마을이 된다. 

"이 자연 그대로가 사람 다 살리는데 이 좋은 곳을 없애고 왜 사람 죽이는 송전탑을 세웁니까?"
-밀양 부북면 외양리 평밭마을 이00할머니

"공사가 진행되면서 정상적인 생활을 못하고 있습니다. 밀양 4개면 22개 마을 주민들이 거의 다 그래요. 
전자파로 뒤덮일 밀양 땅을 후손들에게 되물려주어야 한다는 것을 용납할 수 없습니다."
-이남우 부북면 주민대책위장

"보상금 줄 테니 나가라카는데 할매들이 돈 몇 푼에 넘어가면 우야겠노. 
고향이, 땅이, 이게 돈으로 살 수 있는기가"

'우리나라에 송전탑이 얼마나 많은데' '전자파가 뭐 대수라고'라고 생각한다면 아래 기사를 참고하기 바란다. 

765KV 송전탑 아래에서는 폐형광등도 불이 들어온다. 

대한전기학회가 한국전력의 용역을 받아 작성한 '가공 송전선로 전자계 노출량 조사연구' 보고서에는 "76만5000V 송전선로 80m 이내에는 평균 3.6밀리가우스(mG) 전자파가 생성된다"라고 나와 있다. 
해외 연구 보고서는 "3밀리가우스(mG)의 전자파는 소아백혈병 유발률을 3.8배 높일 수 있는 수치"라고 밝히고 있다. 



둘째, 서울 때문에 희생되어야 하는 노인들

송전탑은 서울의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연결체다. 지방에서 서울로, 수도권으로 전기를 끌어오기 위해 울산에서 경남까지, 밀양을 포함해 76만 5000 볼트의 송전탑 161개를 세우는 것이다. 서울은 자체 공급 전력량이 전체의 2%도 되지 않는다. 서울의 인구를 위해, 우리나라에서 전기를 제일 적게 쓰는, 전기라고 해봤자 겨울에 쓰는 정기장판밖에 없는 이들에게서 땅을 빼앗고 집을 빼앗고 고향을 빼앗아 전기를 공급하라고 다그치는 것이다. 이는 분명 합리적이지 않다. 그리고 지금은 그들에게 '이기주의' '님비'라는 이름으로 또다른 고통을 주고 있다.

셋째, 적절치 못한 보상금 문제

인터넷 포털 댓글을 보면 '돈 때문에 저런다'라는 편견으로 가득하다. 맞다. 여기에는 그 문제도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다만 '돈' 하나만 가지고 할매들에게 '이기주의'라는 딱지를 붙일 수는 없다. 그들에게 보상하기로 한 보상금을 살펴보면 한전의 폭력성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로 분신자살한 이치우 어르신의 땅을 살펴본다. 평당 20만원을 호가하는, 전체 땅을 합하면 4억에 달하는 땅을 국가는 6,000만원의 보상금을 줄 테니 나가라고 했다. 땅값은 자꾸 떨어지고, 대출도 막힌 상황. 밀양의 있는 모든 땅은 부동산에 거래가 완전히 끊겼다. 앞으로 살길이 막막한데, 한평생 농사밖에 모르던 양반에게 그 돈으로 뭘 하라는 것인가. 그들에게 모든 걸 빼앗고 주는 보상금으로는 너무 초라하다. 나중에는 한전이 주민들을 돈으로 매수해 농민들의 공동체생활도 파탄냈던 정황도 드러났다. 

한국전력은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을 위해 '주민 매수'까지 일삼았습니다.
밀양 주민 중 일부에게 '합의 보상금'이란 명목으로 10억 5천만원을 주기로 한 것이 밝혀졌습니다.
이에 주민들은 1월 28일, 한전 간부 3명을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_출처, 나눔문화

넷째, 대안을 내놓아야 할 직무를 유기하고 어르신들의 대안을 무시한 한전

어르신들이 막무가내로 반대한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돈이 아닌 대책을 원했다. 어르신들은 8년간 꾸준히 대안을 이야기했고, 한전은 이를 무시했다. 결국 어르신들은 스스로 모여 자신들이 대안을 만들어놓아야 했다. 대안은 한전이 내놓아야 하는 것인데, 막상 그들은 뒷짐을 지고 무조건 철탑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만 되풀이했다. 한전의 뒷짐으로 인해 어르신들이 스스로 공부해 대안으로 내놓은 방안은 '지중화'였다. 한전은 그 말은 고려해보지도 않은 채 말도 안 된다고 했다. 그래서 한 제안이 합당한 전문가 합의체를 구성하여 지중화가 과연 어려운 대안인지, 다른 대안은 없는지 이야기해보자고 했다. 한전은 그것의 가능성도 점쳐보지 않은채 무조건 반대하다가 갑자기 공사를 강행했다. 그들은 아직도 돈으로 무엇이든 해결하려 하고 있다. 어르신들은 보상금을 주느니 그 돈으로 지중화를 하라고 말한다. 

"한전은 국책사업이라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을 죽여가면서 하는 사업은 국책사업이 아닙니다.

이 공사는 한전이 돈을 벌기 위한 공사일 뿐입니다.

대안도, 피해를 주는 한국전력이 내놓아야죠.

그 대안을 주민이 낼 이유가 없습니다!"

- 김준한 이치우열사 분신대책위 공동대표

 


다섯째, 전력난 때문이라는 말이 거짓임을 스스로 드러낸 한전


한전 부사장이 사임한 이유는 단 하나다. 그간 겨울 전력수급 때문에 공사를 강행한다고 했던 한전의 입장들이 모두 거짓임이 모두 밝혀졌기 때문이다. 밀양에서 하는 모든 폭력적인 사태는 UAE원전 수주를 둘러싼 이명박 정권의 사기로 인한 것이었음이 밝혀졌다. 핵발전소 수출을 위해 불공정계약을 한 뒤 그 모든 것을 밀양에 떠넘기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출과 관련해 위약금을 물지 않기 위해 밀양 송전탑을 서둘러 건설해야 한다고 발언한 변준연 한국전력공사 부사장이 24일 사표를 제출했다. 한전은 이날 “해외담당인 변 부사장이 소관 업무가 아닌 밀양 765kV 송전선로 건설공사와 관련해 매우 경솔하고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에 책임을 물어 사표를 제출받았다”고 밝혔다."

_출처,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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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밀양의 송전탑을 반대하는 이유는 수도 없이 많다. 우선 체르노빌 사태나 가까운 일본의 후쿠시마 사태를 보았을 때 알 수 있듯이, 원전은 결코 안전한 자원이 아니다.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원전을 원천 폐쇄하고 더 이상 만들지 않겠다는 성명서를 내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상황에 우리는 수명기한 30년이 넘은 원전들을 재가동하겠다고 한다. 지금은 대체에너지를 개발하고, 기업들이 전기를 무분별하게 사용하게끔 되어 있는 지금의 시스템을 재점검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신고리 5~8호기가 증설되지 않으면 밀양 송전탑은 필요 없습니다. 

밀양 송전탑은 원전 확대 정책과 긴밀히 연관된 문제입니다."

-김제남 통합진보당 의원


 

"돈을 위해서 7년 동안 싸워온 게 아닙니다.

우리 노인들이 보상받아서 무엇 하겠어요.

내가 사는 집, 평생 일구어 온 농토, 오순도순 살아온 우리 마을이

하루 아침에 사람 살 수 없는 곳으로 변하는데 누구인들 그냥 앉아서 당하겠나?

우린 다만 살던 곳에서 지금처럼 농사지으며 살 수 있기만을 바랍니다"

- 765kv 송전탑 결사 반대 밀양시 주민들의 성명서


 


밀양 어르신들의 반대 이유 영상 바로가기


밀양 어르신들의 탄원서 원문 보기


일주일간의 밀양 상황보기



밀양을 위해 만들어질 티셔츠 도안




출처 : 실천하는 몽상가
글쓴이 : Anastasia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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