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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진적 혁명의 가능성(헨리 조지 백년만에 다시 보다)[http://readingfantasy.pe.kr에서 옮김]

DoDuck 2011. 6. 8. 02:39

점진적 혁명의 가능성(헨리 조지 백년만에 다시 보다)
 mylie    | 분류 : 감상 | 2008·04·02 13:29 | HIT : 769 | VOTE : 0 |
[헨리 조지 100년만에 다시 보다]라는 책을 비교적 알기 쉽게 정리한 내용으로 책의 내용을 많이 언급하고 있지만 학문서적인 만큼 이 글을 먼저 읽어보셔도 큰 지장은 없을 것입니다.


                                                      점진적 혁명의 가능성

핸리 조지의 토지사상을 다루어 보기 전에 저의 개인적 입장을 먼저 밝혀보고자 합니다. 선입견이 될 수도 있겠지만 어떤 상황에서 제가 이 사상을 받아들이기 되었는지 밝힘으로써 좀더 제 주장을 명확히 할 수 있겠죠.

전 비평적 합리주의의 칼 포퍼를 숭상하지만 그의 점진적 혁명에 대해서는 좀 회의적입니다. 소위 개량주의자라고 불리는 자들이 유럽에서 벌인 행태(사회주의 탄압, 파시스트 협력, 우파와의 연계를 통한 진보의식 퇴색)를 보면서 레닌이 말했듯이 과격한 혁명 없이는 제도의 근본적 개혁이 불가능하다고 보았습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비폭력 혁명(전자통신 발달로 인한 직접 민주화의 가능성, Rock&Roll과 같은 음악으로 의식변화)에 심정적으론 동의하면서도 현실적으론 어렵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보편적 필연적 냉소주의자들의 견해처럼 확실히 체제는 무너트리지 않으면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것은 없어요. 하지만 그것이 평화적으로 가능하다면 그 방법은 아마도 국민투표나 입법부를 통한 사회체제 변환이겠죠. 다만 문제는 지금보다 나은 체제가 현실적으로 존재하느냐와 국민의 과반수가 이를 동의하냐 입니다. 그러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 체제의 모순점을 알고 있지만 이를 대체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현 상태를 용인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있는데 민주주의는 현재로선 최고 최선 최강입니다. 간접이냐 직접이냐 그 정도의 문제나 형태의 문제는 있을 수 있어도 본질은 변함없겠죠.(덕분에 사이비 민주주의가 들끓습니다만) 자본주의는 고전파 경제학자들도 인정한 여러 모순(대표적으로 소득의 불평등, 진보 속의 빈곤)을 가지고는 있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을뿐더러 사회주의라는 막강한 라이벌을 K.O시켰기 때문에 긍정되는 겁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정치가 불신되는 것은 아무리 멋진 공약을 들고 떠든다고 해도 실현되지 않거나 막상 실행해도 기대했던 효과를 얻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저는 점진적 개혁이 불가능하다고 보았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역사는 진보되어 왔습니다. 혁명의 시대가 지난 오늘날에 와서도 문명은 조금씩 느리게, 그러나 분명히 향상되고 있습니다. 이것을 점진적 개혁의 성과라고 보아도 무방하겠죠. 그러나 전 이런 임기응변적인 발전이 당대의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고 그 본질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 부정했습니다.

그런데 여기 멋진 해답이 찾아왔습니다.
유토피아를 꿈꾸면서도 이를 판타지에서만 찾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현실적 대안이 없었기 때문인데 드디어 실천 가능한 방법이 찾아 온 것입니다. 예상하다시피 그것이 바로 헨리 조지의 토지 사상이며 우리나라에서는 [토지가치세]로 구체적으로 실현될 새로운 패러다임이자 이데올로기입니다.

차후 더 구체적인 설문조사도 하겠지만 여기서는 [헨리 조지 100년 만에 다시 보다]를 중심으로 이 사상에 대한 제 느낌을 밝혀 보겠습니다. 이 책은 경북대출판부에서 2002년에 나왔으며 이정우 교수님 외 10분의 헨리 조지 연구회에서 지으신 것입니다.

헨리 조지는 정식교육을 거의 받지 못하고 가난한 청소년기를 보낸 인물로 독학으로 경제학을 공부하여 자신의 사상을 내놓은 입지전적 인물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책을 참고하시길 바라며 핵심주장은 소득 불평등 및 경제 위기의 주요원인인 토지투기를 막아 더 건설적인 경제체제를 이룩하자는 것입니다.

저도 이제 경제학 입문 단계이고 비전공자들을 위해서 최대한 단순히, 그리고 직관적으로 이해될 수 있도록 설명하겠습니다.

1. 토지에 대해서 모든 인간이 평등한 권리를 가진다.

-토지는 인간이 만들어 낸 생산물이 아니라 자연에서 주어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개인이 독점적으로 이를 소유하고 남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이는 로크가 자기소유권과 자연에 대한 공유권을 전제하는 것처럼 헨리 조지 역시 토지 이외의 소유권은 인정하되 자연에서 주어진 토지만큼은 공유화하자는 것입니다.

여기서 현실적인 반론이 나올 수 있는데 이것은 사회주의의 토지 국유화와 어떻게 다르냐 하는 것입니다. 간단히 비교해 보면 사회주의는 토지뿐만 아니라 공장 등 모든 생산수단을 국유화하여 국가가 관리하자는 것입니다. 조지는 토지만을 공유화하자는 것이며 개인의 소유권은 인정하되 그로 인한 부당한 이익을 정부가 환수해서 다른 조세를 감면하자는 것입니다. 헨리 조지의 사상을 공감하는 사람들을 조지스트라고 하는데 이들은 이 사상을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정반합에 따른 제3의 이데올로기로 보고 있습니다.

2. 사회적 필요성이 있으면 사회적 합의에 의해 단독사용을 인정할 수 있다.

-이것이 단순한 국유화와 조지의 사상이 다른 점입니다. 개인이 자기 집을 갖고 싶다든지 공장을 짓고 싶다든지 하는 사회적 필요성이 있다면 사회적 합의를 통해서 그 단독사용을 인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사회적 합의란 그 토지를 투기가 아닌 정당한 목적으로 사용하며 만약 그 목적이 아닌 다른 이유(집적의 효과에 따른 땅값의 상승)로 불로소득이 발생한다면 정부가 환수하여 사회간접자본이나 복지등에 쓰겠다는 것입니다.

3. 단독사용을 인정하려면 다음과 같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가. 토지취득기회균등

-이는 앞서 언급한 로크의 재산권 사상에서 중요시되는 ‘로크단서’와 같은 맥락입니다. 개인의 노력이 아닌 주어진 자연의 축복이자 더 이상 생산될 수 없는 토지의 경우 모두가 그 사용할 권리를 가져야 하며 그 기회는 균등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강남의 비싼 땅값으로 인하여 가난한 사람은 집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것입니다.

나. 단독사용으로 인해 타인을 배제하는 대가 환수

-사회적 합의에 의해 단독사용을 허가했다 하더라도 그 사람이 사용함으로써 타인이 그 토지를 쓰지 못하게 됩니다. 이에 대한 대가를 환수하겠다는 것이죠. 이것은 지금의 토지소유세를 생각하시면 되고 이를 확장하여 다른 조세를 감면하자는 것입니다.

다. 단독사용을 인정하는 사회적 취지에 적합하게 사용

-사회적 합의와 비슷하게 단독사용을 하더라도 사회에 해가 되지 않도록 사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투기를 위해 땅을 놀려둔다는 등의 악의뿐만 아니라 땅을 제대로 쓰지 못해서 비효율적인 결과를 낳게 되는 것도 의미합니다. 즉 땅을 제대로 쓰지 못할 사람은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죠. 굳이 그 사람이 땅을 가지고 있겠다면 그건 투기의 의도가 있거나 땅에 대한 욕심이므로 이에 대해 조세함으로써 그 책임을 지게 하는 것입니다.

이상이 헨리 조지의 토지사상의 핵심입니다. 여기서 잠깐 중간점검 있겠습니다! 이에 이해를 못 하시겠다거나 동의할 수 없다면 댓글 달아주세요! 전자라면 제 설명 부족이고 후자라면 재미난 토론이 되겠죠.

다음은 이 토지사상을 어떻게 현실에 적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헨리 조지는 [토지가치세]라는 소위 ‘단일세’를 주장하는데 이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토지는 공유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를 소유한 사람들에게 과세를 강하게 하여 다른 조세를 철폐하겠다는 것입니다.

만약 위의 논거에서 토지의 공유화에 찬성을 하신다면 [토지가치세]에도 동의하실 것으로 보이며 그 구체적인 상황을 보겠습니다.

1. 토지가치세의 특징

가. 토지가치의 공유
-토지가치세는 토지의 소유권은 인정하고 그 이익만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나. 토지가치 분납
-땅값을 일시불로 내는 것이 아니라 땅을 빌리는 가격만큼 분할하여 징수하는 것이죠.

다. 잠재지대 징수
-토지를 충분히 사용한 경우에 얻을 수 있는 땅을 1년간 빌리는 가격과 일치

라. 지대세 최우선 징수
-즉 땅을 빌리는 가격에 대해 100% 세율을 붙여 징수하고 다른 조세는 대폭 감면하는 것입니다.

2. 토지가치세제의 영향

가. 땅값이 0이됨.
-간단히 생각해서 땅 자체를 가진 것은 아무런 재산적 의미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땅을 매개로 한 담보대출로 현격히 축소되겠죠.

나. 토지불로소득이 0이됨.
-즉 그저 토지만 갖고 있는 것으로 돈을 벌어들이는 것은 앞으로 불가능해집니다. 또 토지의 시세차익을 노려 투기를 일삼는 짓도 불가능해지겠죠.

다. 토지소유자의 행동변화
-땅을 가지고 있어서 얻는 소득이 그에 대한 세금보다 못하면 땅을 팔거나 빌려주려고 하겠죠. 즉 토지거래가 활발해지고 정말 땅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땅이 갈 것입니다.

라. 토지사용자의 행동변화
-토지의 소유자와 사용자가 일치하겠죠. 즉 쓸모없이 땅을 많이 가지고 있어봐야 세금만 엄청나게 물게 되니까 차라리 필요한 사람에게 팔 것이고 그렇다면 결국 토지를 사용하는 사람이 땅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3. 토지가치세가 다른 조세보다 유리한 점

가. 토지는 숨길 수 없기 때문에 평가대상에서 누락되지 않는다.
-탈세의 의혹과 불신이 서민층에게 강한데 토지가치세를 실시하면 그런 염려가 줄어들죠. 아무래도 다른 동산보다는 부동산이 숨기기 힘드니까요.

나. 인접한 토지 간에 유사성이 있고 위치와 용도에 따라 유사한 가치를 가진다.
-토지가치를 정확히 매기기 힘들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는 근처에 있는 토지들은 서로 유사한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 파악하면 됩니다. 또 그 위치와 용도에 따라 가치도 비슷하겠죠. 결정적으로 우리는 정부에서 막대한 예산을 들여 토지의 공시지가를 측정합니다. 이것은 그 토지가 공식적으로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느냐를 조사하는 것으로 실제 거래 가격과는 맞지 않지만 대략적으로 80%정도를 가진다고 하죠. 그럼 이 공시지가의 100%를 세금으로 때리면 토지가치세가 성립되는 것입니다. 이로서 따로 토지가치를 측정하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할 필요가 없어요.

다. 토지과표를 완전히 공개하여 일반인의 검증가능.
-앞서 언급한 과세불신을 해결할 결정적 방법이 토지가치세입니다. 공시지가를 공개하고 거기에 맞춘 토지과표, 즉 그 공시지가에 따른 세금측정 원칙을 공개하는 것으로 비리가 연루되는 것을 막고 일반인들이 보고 믿음을 가지게 됩니다.

라. 실제거래사례에서 임대료를 추산할 수 있고 임대거래는 매우 많다.
-다른 세금이 실제로 정확한지 알기는 어렵지만 토지가치세의 경우 토지의 임대료만큼 세금을 매기면 되는데 실제로 거래가 될 시 그 가격을 보면 되는 거죠. 또 토지의 소유권을 넘기는 거래보다 임대하는 거래가 훨씬 많기 때문에 더 현실적입니다.

4. 토지가치세의 실현

-세계 각국에서 조지스트들이 활동을 벌였지만 기득권에게 몽땅 깨졌고 또 각자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완벽히 실현된 곳은 없습니다. 다만 작은 공동체의 시도가 지금도 존재하며 몇몇 국가의 토지조세에서 이런 경향이 나타날 뿐이죠.

여기서 우리나라에 좋은 환경과 시도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국민 대다수는 토지 투기의 부당함을 알고 있고 그 피해를 실질적으로 입고 있기 때문에 ‘토지공개념’에 많이들 수긍합니다.(물론 우리 같은 젊은 층은 좀 예외겠죠.)

그리고 토지의 공시지가를 체계적으로 조사해 왔기 때문에 이를 토지가치세로 적용하기 쉽습니다. 가장 현실적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이 토지보유세의 공시지가 100%화입니다. 토지과표 현실화라고도 불리죠. 이는 조사해 놓은 공시지가만큼 토지보유세를 물리겠다는 것으로 정치권에서도 많이 논의된 문제입니다.

노태우 정부가 1989년 종합토지세를 도입하면서 당시 15%수준인 토지의 과표현실화율을 1994년에는 60%까지 올리겠다고 하였으나 1991년에 돌연 포기했고 1992년 김영삼 대통령의 선거공약으로 등장하였으나 막상 정권을 잡고 나니 공수표로 돌변했죠.

이와 같이 토지가치세는 토지투기가 극성이고 또 이에 공감하는 국민들이 대다수인 우리나라에 꼭 맞는 조세제도입니다. 아울러 토지투기는 경제위기를 부르는 중요요인으로 새롭게 부각되고 있고 우리나라의 경제불황에 토지투기가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도 있습니다.

5. 결론
-헤에 힘들군요. 겨우 책 하나 정리하는 것뿐인데 ㅡ.ㅡ;;
결국 앞에서 말한 모든 내용을 종합해 보았을 때 헨리 조지의 토지사상을 받아들여 우리나라에 토지가치세를 실현하는 것이 우리의 삶을 좀 더 발전시키는 점진적 혁명이 될 것입니다.

다만 이 책이 2002년에 나왔고 이 책을 저술한 이정우교수님이 참여정부에서 활약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토지가치세에 대한 명확한 결과는 없습니다. 당시 부동산 거품 대책에 대해서 엄청 시끄러웠는데 제가 군복무 중이라 잘 알기 힘드네요. 교수님 말씀으로 어느 정도 기반을 닦아났다는데 그게 어느 정도인지는 저도 아직 파악이 안 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파악과 이 제도의 연착륙을 위한 방법 연구가 제 경제학의 주요 공부 목표가 될 것 같습니다. 정치외교학과도로서 사회전반을 아우르는 진정한 사회개혁가가 되기 위해 법, 정치, 경제를 공부할 생각이거든요. 과연 어떤 식으로 변화할 지는 잘 모르겠지만 신념을 갖고 나아가 보려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여러분들의 고견이 필요하겠죠. 앞서 주문했던 것처럼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과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이를 바탕으로 좀 더 체계화하여 토지가치세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할 생각이거든요.

그럼 길고 지루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즐거운 하루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