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향한 한마디/따온 글

[스크랩] 대만사람들도 속았습니다

DoDuck 2008. 6. 10. 15:10

 


 

대만인의 눈으로 본 촛불집회

 


나는 현재 한국에 거주하고 있고 한국어 구사가 가능한, 대만 국적의 평범한 한 사람의 화교다. 마침 청와대 인근에 살고 있어서 최근의 촛불집회를 가까이서 볼 수 있었고 또한 최근 대만에서 불고 있는 <이명박증후군>을 접하고 느낀 바가 있어서, 그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최근 한국의 촛불시위에 대해 사견 몇 자 적어 볼까 한다.

 

 

  대만인의 한국에 대한 생각

 

대만은 다른 아시아국가와 마찬가지로 한류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나라 중 하나이며 한류전문 TV방송 채널이 생길 정도로 그 열기는 실로 대단하다. 한국이 이렇게 아시아의 문화강국으로서의 자리를 자리매김 해 가면서 한국이 여러 방면에서 대만에게 미치는 영향 또한 과거에 비해 무시 못할 정도로 세지고 있다.

 

그 영향력은 문화 측면에서 그치지 않고,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정치 경제까지 그 영역을 넓히고 있으며 이는 최근 대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명박현상을 관찰해보면 알 수 있다.

 

그 현상을 본격적으로 거론하기 앞서 우선 대만인이 한국에 대해 가지고 있는 평균적인 시각이 어떠한지를, 한국인들은 잘 모를 테니 그 이야기부터 하기로 겠다.

 

높은 수준의 드라마, 뮤직비디오, 대중음악, 온라인게임 제작능력 등으로 인해 대만인들이 한국을 문화컨텐츠 강국으로 인식하는 것이야 더 말할 필요 없을 것이고, 아래 대만기사 하나를 빌려 그 인식을 엿보자면 이렇다.

 

 

分析》韓流勁嗆 台灣小心重感冒

■ 記者 林淑媛

1998年金融風暴席捲南韓,南韓的每人平均GNP一度下降至7,400多美元 ,不過七、八年的光景,南韓去年的每人GNP已經倍數成長 ,甚至超越台灣。 這讓一個月前還發新聞稿論述台灣經濟依舊領先南韓的經建會, 不得不承認南韓是個可敬的對手。

台灣人對南韓的感覺是很複雜的,過去兩國的邦誼仍在時 ,常以兄弟之邦互稱。但南韓總是想占台灣的便宜, 不光是水果貿易三番兩次毀約, 毫無預警的斷交動作也讓我方損失龐大館產, 外交人員一談到南韓就一肚子火。

只不過,物換星移,過去事事以台灣為榜樣,連政府宣傳品都要copy的南韓 ,歷經1998年金融風暴,短短七、八年間就脫胎換骨 ,三星、LG等大企業逐漸在全球市場嶄露頭角, 影視文化產品更是席捲東亞各國。南韓向上提升的勁道有目共睹 ,如今南韓已經是台灣第二大逆差國, 經貿實力擴張速度令人心驚。

南韓視金融風暴期間接受國際貨幣基金(IMF)紓困為國恥 ,所謂「知恥近乎勇」,南韓在經濟跌入谷底後 ,除在民間發起全民捐款救國,政府更推動金融、企業、 勞動市場及公共建設等各項改革方案, 讓在金融風暴中灰頭土臉的南韓重拾褪色的光環。

南韓從金融風暴的漩渦中脫困, 靠的是改革的決心及向上發展的企圖心。近二、 三年政府雖已感受到「韓流」壓境的威脅, 卻深陷政治迷宮無法自拔,不能全心發展經濟, 進而拉大和南韓的競爭差距。

平心而論,南韓也有其經濟發展的困境, 同樣也面臨企業大量外移中國大陸、產業空洞化的危機, 南韓企業卻不必像台商還要面對朝野惡鬥及受敏感的兩岸關係牽絆 。

台灣首度在每人GNP上落後南韓, 政府宣稱是因為南韓匯率大幅升值所致, 但南韓產業在韓元大幅升值的情況下,仍保有強勁的出口競爭力 ,讓經濟成長率維持在4%,對台灣何嘗不是另一個警訊? 也許一年的數據不能代表全貌,但是一葉知秋, 台韓間經貿版圖正在改變是不容忽視的事實,台灣若不勵精圖治 ,恐怕連視政府為最後防線的購買力平價(PPP), 都要輸給南韓了!

【2006/04/06 經濟日報】

 

 

요약하자면,

 

과거 국교가 수립되어 있던 때의 관계는 형제의 나라였으나 과일통상 등에서 여러 차례 협약을 어기면서까지 자기 잇속 만을 챙긴 나라, 국교 단교 시 사전통보 하나 없이 단교를 감행해 대만에게 적지 않은 손해를 입힌 나라, 과거 대만의 정부선전물까지 copy할 정도로 대만을 모범 삼아 왔던 나라... 이것이 과거 대만의 한국에 대한 평균적인 인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에는 대만이 한국보다 더 잘 살았는데, 중국으로 인해 국제무대에서 존재 위기를 느끼던 대만을 한국은 한 순간에 버렸다고 하는, 그런 대만인들의 한국에 대한 야속한 심정은 한국인들로선 잘 모를 것이다.

 

그런데 2005년, 한국의 일인당 GNP가 대만을 추월하면서 문화적인면 뿐 아니라 경제적인 면에서도 한국을 긍정하지 않을 수 없는 인식의 전환이 오게 된다.

 

1998년 IMF 당시 대만과는 달리 일인당 GNP가 7,400달러까지 추락할 정도로 심한 IMF 금융위기를 겪었음에도 7,8년이란 시간 동안 초고속 성장을 이뤄 이제는 대만을 추월했다는 사실이 대만 정부당국을 포함 각계각층으로 하여금 한국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게 했다는 것이다. (대만 경제일보 2006년 4월 6일 기사)

 

그래서 나는, 내 견식이 짧아서인지 모르겠으나, 이명박대통령과 여당인 한나라당이 “잃어 버린 10년”이라는 말을 하면서 지난 10년간 경제가 엉망이 되었다는 식의 발언을 하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럼 1998년(정확히 1997년 말로 기억한다) IMF 위기는 누가 만들었고 그 이후 10년을 누가 살렸다는 것인가. 당시 자료를 살펴 보니 분명 김영삼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신한국당 정권이 집권했을 때 터졌다고 나와 있다. 내가 알기론 신한국당이 현재의 한나라당 아닌가. 한국은 정당의 이름을 자주 바꾸는 걸로 아는 데 이름을 바꿨다고 해서 기록들이 없어지는 건 아니라고 본다. 문득 갑자기 유명한 한국영화에 나오는 대사가 떠오른다.

“서류는 거짓말 하지 않거든요.”

그렇다면 10년 전 나라의 경제근간을 잃어 버렸던 건 누구인지, 그 상태에서 10년 간 고속성장을 이뤄 대만을 추월한 것이 누구인지는 분명한 게 아닌가. 관련 보도 내용을 찾아 보니 IMF 환란이 일어날 때 당시 신한국당의 김영삼대통령은 1997년 11월 10일 홍재형 당시 부총리와의 통화 이전까지 외환위기의 심각성 조차 모르고 있었다고 나와 있다.

 

이런 데 어떻게 지난 10년이 잃어버린 10년인지 그리고 그것이 왜 지난 대선에서 한국인들에게 먹혀 들었는지 외국인인 나로서는 이해가 안 간다.

 

 

 이명박 따라하기

 

그렇게 한국이 국치로 생각했던 IMF 환란을 지난 10년간 이겨내고 급속도로 성장한 결과, 대만을 추월했고 이런 한국의 성적표는 대만인들에게 “한국은 대만을 앞질렀다”, “한국은 대단한 나라다”라는 인식을 심어 주게 되었다.

 

또한 거기에 더해 최근 매일 TV나 매체를 통해 흘러나오는 대장금이나 비 등 인기 문화컨텐츠들이 한국이라는 나라는 이미 대만을 상당히 초월한 강국이 되었다는 인상을 지난 몇 년간 대만인들에게 주게 되었던 것이다.

 

이에 이러한 한류라는 코드는 2007년 총선과 2008년 대선 때 대만정치의 도구로 사용 되기에 이르렀다. 그간 한국이 이뤄낸 성적표를 보여주며 “우리도 배우자”는 소리로 널리 정치화 되기 시작했던 것이다.

 

물론 한국이 앞서게 된 GNP 등 수치상의 발전으로만 한국이 대만보다 훨씬 좋다고만은 할 수 없지 않느냐는 평들도 대만에서 있었다. (실제로 구매능력 PPP를 토대로 산출해낸 GDP볼 때 물가가 한국보다 낮은 대만의 생활수준은 결코 한국에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문화, 경제면에서 한국이 이뤄낸 보기 좋은 모습은 분명 대만 유권자들에게 어필하기에 충분 했던 것이다. 이런 편의를 업고 8년 전 정권을 내줬던 대만의 국민당은 경제발전 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우며 “한국의 발전”을 모델 삼아 당시 이명박대통령의 747공약을 벤치마킹 해, <633비젼>을 외치게 되었던 것이다.

 

 

馬英九表示,韓國經濟情況比台灣好,韓國人還是不滿意,相較於韓國,台灣經濟情況不是?理想, 台灣需要急起直追的地方?多,李明博提出七四七計畫,「給我們很多啟發」。

馬英九指出,他和蕭萬長提出三三六主張,一旦執政後希望使台灣未來經濟成長率達到百分之六,失業率降到百分之三以下, 國民所得達到三萬美元。

마잉주(당시 총통 후보)는 한국경제상황은 대만보다 좋지만 한국인들은 그럼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과 비교해 대만경제상황은 그리 이상적이지 못하고 대만은 급하게 추구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이명박이 제시한 747계획이 우리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

 

마잉주는 또 그와 샤오완창(런닝메이트)이 633 주장을 제시한 것은 집권하게 되면 일단 앞으로 대만의 경제성장률은 6%, 실업률은 3% 이하, 국민소득은 3만 불에 달했으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대만 자유시보 2007년 12월 22일


 

 

 

이렇게 지난 대선, 대만에서는 이명박대통령의 747공약을 모방한 633비전을 내세운 전략은 먹혀 들어갔고 마잉주는 최고지도자 자리에 앉게 되었다.

 

 

 

 

 이명박 버리기

 

그런데 최근 대만에선 바로 그 이명박대통령이 문제가 되고 있다.

 

대만언론에서는 최근 이명박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쇠고기 졸속협상으로 인한 촛불시회 등 이명박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가 연일 언론을 통해 쏟아져 나오자 지난 대선 당시 이명박벤치마킹을 했던, 마잉주 정부가 이제 취임한지 보름 만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고 연일 보도하고 있는 것이다.

 

 

南韓政府上月同意恢復美國牛肉進口,而且對肉牛的年紀與牛肉的部位幾乎沒有限制,因此引發民?恐慌和憤怒 ,認?李明博總統?了爭取美國國會通過韓美自由貿易協定,罔顧民?健! 康。李明博雖?此向全國人民道?, 但美國牛肉問題進一步重挫他的聲望。

지난달 남한정부는 미국쇠고기수입 재계를 동의하면서 소의 연령과 쇠고기 부위에 거의 제한을 두지 않아 국민의 공황과 분노를 일으켰고 이는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국회에서 한미FTA협정의 비준통과를 위해 국민의 건강을 기만한 것이라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대통령은 이 일로 전국민에게 사과 했지만 미국쇠고기문제는 한 걸음 더 그의 명망에 손상을 주게 되었다.

李明博挾著四十八.七%得票率在今年二月二十五日宣誓就任,三日就將任滿一百天,迎接他的?是連續十天來反對進口美國牛肉的 「燭光街頭示威」、創新低的民調支持率。南韓「朝鮮日報」二日報導,一向主張?經濟的李明博,最近?因?反對進口美國牛肉的示威, 支持率已從剛上任時的逾五成暴跌到二十二.一%。

이명박은 올해 2월25일 48.7%의 득표율로 취임선서를 하였고 3일로써 만100일이 되는 이때 그를 맞이 하는 건 연 10일간 계속되어 온 미국쇠고기수입반대 "촛불가두시위"로 여론조사사상 최저 지지율 기록을 세웠다. 남한의 조선일보는 2일 줄곧 경제살리기를 주장하던 이명박이 최근 미국쇠고기수입반대시위로 지지율이 취임 초기 때의 50%에서 22.1%로 폭락했다고 전했다.

了政府開放美國牛肉進口,害?狂牛病的人民痛罵李明博罔顧人民生命安全,逼得他在上月二十二日鞠躬道?,但他低頭說「我錯了」的鏡頭?未能平息?怒。 上週末首爾出現六萬人的示威陣容,二日則因天降大雨,人數減少到僅剩一千多人。

정부가 미국쇠고기수입을 개방하면서 광우병을 두려워 하는 국민들은 이명박이 국민의 생명안전은 무시한다며 욕을 해댔고 지난달 22일 끝내 마지못해 사과하게끔 했으나 그가 고개를 숙이며 말한 "제가 틀렸습니다"하는 화면은 민중의 분노를 불식시키기엔 부족했다. 지난 주말 서울엔 6만 명의 시위군중이 나타났고 2일은 비가 많이 오는 바람에 1천명으로 인원수가 감소 하였다.

 

- 대만 자유시보 2008년 6월 3일



이러한 기사들이 물밀듯 쏟아지자 대만 언론에서 웬만하면 인정하던 집권 후 허니문 기간이 자의(自意)라기 보다 외부 요인으로 인해 엄청나게 짧아진 것이다.

 

한국의 이명박 정부는 집권 100일이지만 대만의 마잉주 정권은 이제 집권한 지 보름도 채 되지 않은 시기에 자신들이 벤치마킹 했던 바로 그 이명박 대통령 때문에 정국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以韓為鑑」 藍中常委憂馬施政

〔記者田世昊/台北報導〕南韓總統李明博聲望急遽下滑,而國內物價上漲也引發民?不滿。國民黨昨天召開中常會,有中常委認?政府施政應多考量民?感受,爭議性政策勿?推, 希! 望行政團隊應以南韓?鑑。國民黨主席吳伯雄表示,行政與立法團隊應藉黨政協商機制多溝通,必要時他會當面向馬總統或劉院長反映。

"한국의 상황을 교훈으로 삼아야"

이명박 남한총통의 성망이 급속도로 미끄러지면서 국내물가상승도 민중의 불만을 일으키고 있다. 국민당은 어제 중앙상임위원회를 열어 정부는 정책 시행 시 민중의 마음을 더 많이 고려해야 하고 논란이 있는 정책은 절대 강행 해서는 안 되다면서 행정팀은 남한의 상황을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며 의견을 표했다. 국민당 주석 우보숑(吳伯雄)은 행정과 입법팀에서는 당정협의체제를 통해 많은 의사소통을 진행해야 하며 필요하다면 그가 직접 마총통과 유(행정)원장에게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綠:
馬已被類比為李明博

〔記者李欣芳/台北報導〕民進黨昨召開中執會,黨主席蔡英文除責成政策會與立院黨團持續監督物價上漲議題,也要求社發部與計程車業聯繫, 必要時?他們發聲,同時要求青年部針對學雜費調漲問題,與學生團體接觸。

由於國內油價上漲引發基層反彈,黨高層認為,民間已逐漸將馬英九總統類比?南韓總統李明博。

 

"범녹색정당: 마잉주는 이미 이명박으로 비론 되고 있다."

민진당이 어제 개최한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차이잉웬 당 주석은 정책회와 입법원에서 지속적으로 물가상승에 관한 의제를 감독하라면서 사회발전부와 택시업자들을 연계해 필요하다면 그들을 위해 소리 내줄 것을 부탁하라고 하며 그와 동시에 청년부는 등록금인상문제에 관한 문제로 학생단체와 접촉할 것을 부탁 하였다.

 

한편 당 고위층에선 국내유가상승이 기초층의 반감을 일으키고 있음으로 이미 대중들은 점차적으로 마잉주를 남한의 이명박과 동일시 비론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 대만 자유시보 2008년 6월 5일

 

 

이처럼 여당인 국민당은 이명박대통령과 마잉주총통이 병론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안간 힘을 쓰고 있는 상황이고 야당인 민진당은 한국의 이명박대통령을 오히려 고마워(?)하며 이 참에 여러 문제거리를 찾아 다니며 여당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양상을 띠고 있다.

 

 

 

 

 

야당이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대통령을 벤치마킹 했던 집권여당을 공격하고, 여당이 이제는 이명박대통령 버리기를 하려고 하는 내용은 다른 언론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在競選時候,馬英九以李明博第二自居,所以提出633,那台灣普遍知道馬英九?經濟的能力比不上李明博 ,連李明博都沒有辦法,那更不用談能力不如李明博的馬英九,如何回應台灣的需求。 不過國民黨團副書記長吳育昇認?,馬英九做事謹?又能傾聽專業意見 ,而且競選期間的long stay,馬總統深刻了解基層民?需求,他不認?馬英九就任百日會步上李明博的後塵。

 

"대선 선거때 마잉주는 자칭 제2의 이명박이라고 하면서 633을 제시했는데 이는 대만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알기엔 마잉주가 이명박보다 못하다는 말로 받아들였는데, 그렇다면 이명박도 할 수 없는 것을 이명박보다 못한 마잉주가 대만의 요구에 답변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 중앙라디오방송 2008년 6월 5일취재

 

 

제 2의 이명박을 천명했다는 자체가 이미 이명박 대통령보다 못하다는 인정이었다고 하면서 그런데 지금 이명박대통령이 저렇게 못하고 있는 데 제2의 이명박이 그것보다 잘하겠느냐고 비꼬는 기사인 것이다.

 

이에 대해 우위성 국민당부서기장은 마잉주는 일할 때 신중하고 전문가의 의견에 귀 기울일 줄 알며 선거운동기간에는 long stay(장기간 전국 곳곳을 돌며 치룬 유세)도 해내서 기초층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는 지도 아주 깊게 이해하고 있으니 마잉주 취임 100일째 되는 날엔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 후처를 밟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대만 정치인들이 이제는 하나같이 이명박 대통령과 비교될까 봐 이명박버리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대만사람들도 속았습니다

 

한 국가의 경제발전모델을 벤치마킹 할 거였다면 국민당은 이번에 커다란 실수를 했다고 본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0년을 잃어버린 10년이라 했던 반면 그동안 대만은 그 잃어버린 10년을 기적의 10년으로 보고 있었다. 그렇다면 정작 대만이 벤치마킹 했어야 하는 것은 오히려 그 잃어버렸다고 하는 10년 동안의 정책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선거를 코 앞에 둔 대만 정치인들에게 이명박대통령의“CEO치국”과 “747공약”이란 구호들이 인기상품의 광고 슬로건처럼 입에 척척 달라 붙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 구호를 벤치마킹 했던 것이다.

 

한국에 살고 있고 최근의 촛불집회를 매일 지켜보는 대만인으로서 내가 보기에는, IMF 환란 이후 한국의 경제발전 성과를 배울 거였다면, 대만 정치인들은 번지수를 완전히 잘못 찾았더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대만 정치인의 실수는 이제는 극복해야 하는 숙제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대만 일반인들에게는 최근까지 경제와 문화 모든 면에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던 것처럼 보였던 한국이라는 국가이미지까지 훼손될 수 있을 판이 된 것이다. 대만 정치인들이 매일 한국을 부정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직설하자면, 이제 한류는 멋지기만 한 것이 아닌 것으로 인식되고, 오히려 한국의 성공은 경계해야 하는 것이 되어 버리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것은 이제 더 연구해 보고 결정해야 하고 콩으로 매주를 썼다 하면 그 콩이 진짜 콩인지도 분석해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경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과장이 아니라 정말 내 주변의 대만인들은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명박대통령 100일만에 평균적인 대만인의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다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에 현재 살고 있는 대만인 입장에서 이번 시국을 봤을 때도, 이명박 대통령의 대처 방식(아니 수단이라고 해야 할까? 한국 친구들은 그걸 꼼수라고 하더라)은 믿음이 가질 않았다.

 

쇠고기협상의 진행 일정을 보면 중고등학생들이 봐도 강대국에게 바치는 아부성 선물이 아니였냐고 의심이 가는 정도인데 그래서 한국 국민들이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는 건데도, 이명박 대통령은 부시와 전화 통화만 하고 있는 모습이, 외국 국적인 나에게는 조심스러운 말이지만, 꼭 무슨 조공을 바치고 인준허가를 받는 종속국 지방정부의 대표 정도로 보인다. 

 

대만도 당연히 정부를 향해 대규모 시위를 하고 대화를 요구할 때가 있다. 하지만 대만 정치인들은 절대 이런 식으로 숨어 있지 않는다. 이등휘 전 총통 재임 당시 대만의 첫 학생운동인 타이베이 학생운동이 있었다. 이때 과격한 폭력진압으로 시민들이 분노해 광장으로 모여 들자 시민단체의 대표들을 한국의 청와대 격인 총통부로 불러서 대화를 시도 하고 이들의 의견을 수용한 적이 있었다.

 

한국인들이 왜 청와대로 가려고 하는지 외국인인 내가 봐도 백 번 이해가 가고 청와대 바로 옆 동네에 살고 있는 나로서도 그 소리가 매일 내 귀에 직접 들리는 데 아직까지도 청와대 안에서 요지부동인 대통령을 보고 있자니 개인적으로 이해할 수가 없다.

 

게다가 외국인이 내가 봐도 지금의 전면개방과 이전 정부의 제한적 개방은 본질부터가 다른 것인데 계속해서 이전 정부의 책임론을 주장 하는 것 또한 한국인들의 분노를 가중케 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야당 정치인들의 행동도 이해가 안 간다. 4년 전 대선 투표 후 국민들이 대만 총통부 앞까지 당선 무효를 외치며 철야농성을 한 적이 있는데 당시 대만 정치인들이 앞장 서 총통부 앞의 국민들에게, 일단 물러나서 안정을 되찾고 허가된 장소로 이동하자고 안내방송까지 했다.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적법한 장소에서 소리를 내게끔 하고 더 나은 대화방법을 모색해 주는 것이 정치인들이 할 일이 아닌가.

 

하지만 지금 한국의 촛불집회에서는 야당 정치인들이 배후로 의심 받을 까봐서 나서지 못한다고 들었다. 배후로 지목되는 것이 무서워서 할 일을 못한다는 것인가. 배후로 지목되면 오히려 이렇게 많은 국민들을 설득해서 나오게 할 수 있게 했으니 정치인으로서 자랑스러운 거 아닌가. 상대편이 배후로 지목할까 봐 걱정스러워 가만히 있는다는 한국의 야당 정치인들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한국인들이 정치인을 믿지 못하고 스스로 집회를 열어 스스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수밖에 없는 것이 외국인인 내 입장에서 보기에도 백 번 이해가 갈 수밖에 없다.

 

 



집이 청와대 근처라 지난 1일 새벽 도로를 차단해 귀가하지 못하게 된 덕분에 난 실제로 물대포와 방패에 쓰러져 가는 한국 국민들을 볼 수 있었다. 그 장면을 보면서 눈물과 함께 더 없는 분노가 치밀었었다. 그래서 이 글을 쓰게 된 것이다.

 

 

 

한국 정치인 중에 이런 말을 했던 게 기억난다. "제가 속았습니다. 국민들도 속았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대만인으로서 이 말 뒤에 한 마디를 더 붙여줘야 하는 게 아닌가 한다.

 

"제가 속았습니다. 국민들도 속았습니다. 그리고 대만사람들도 속았습니다"

 

라고.

 


 

 

아무쪼록 내가 사랑하는 대한민국의 국민들에게 환한 햇빛이 하루빨리 비쳐졌으면 하는 바람이며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이 땅에 남녀노소 모두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깨끗한 쇠고기만 들여 왔음 하는 바람, 간절 하다.

 

마지막으로 정부의 물대포 사용과 같은 강경대응에도 불구하고 "온수"라고 외치며 유머로 응수하는 놀라운 한국 국민들의 지혜에 대해서 대만 사람들에게, 힘 닿는 데까지 널리 알릴 것을 약속드린다.  

 

 

 

관련 기사

 

[딴지논평] 이명박 책임이다(1)

 

[딴지논평] 이명박 책임이다(2)

 

[촛불답사기] 6월 1일의 동문회

 

Love and peace,

딴지일보 독자 TWinK Shawn
( wangsco2008@yahoo.com.tw )

출처 : 딴지일보 다음지부
글쓴이 : 딴지통신원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