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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들의 두뇌 디자인 법(kr.brainworld.com 브레인월드에서옮김)

DoDuck 2009. 10. 6. 06:36
영재들의 두뇌 디자인 법

 

 

 

 

공부가 제일 싫었다는 부모도 자녀에게는 “공부 좀 해라”는 말을 할 수밖에 없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공부 좀 할걸’ 하는 후회를 하게 마련이니까. 그래서 자녀가 어릴 때는 수학 시험에서 백점을 맞아오면 장난감을 사준다는 약속을 한다. 그러면 곧잘 책상 앞에 앉던 아이가 사춘기가 되면 달라진다. 외모에 부쩍 신경을 쓰고, 반항적인 데다가, 감정 변화가 두드러져서 당황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공부는 언제 하려고….’ 부모의 걱정은 쌓여간다. 청소년기 아이들의 뇌가 좋아하는 학습 환경은 어떤 것일까? 아이 스스로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는다면 공부하기 싫은 뇌에서 공부하고 싶은 뇌로 전환하는 것은 생각보다 참 쉽다.


 

감정과 기억은 같은 회로를 사용한다

주변에서내가 수학을 못한 이유는 수학 선생님이 싫었기 때문이야”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수학이란 과목과 선생님이 비호감이란 것은 서로 별개의 상황임에도 그 말에 사람들은 공감을 한다. 우리는 경험으로 기분이 좋을 때 공부가 잘되고 기분이 나쁠 때는 공부뿐 아니라 다른 어떤 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기분과 학습의 상관관계에 관한 실험 결과는 우리가 경험치로 알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심리학자 게르트뤼에는 실험 대상자들을 기분 상태에 따라 명랑한 그룹과 우울한 그룹으로 나눈 후, 자연과학 분야의 책을 읽게 하는 실험을 했다. 책을 읽은 다음에 그 내용을 그대로 옮기는 실험에서는 두 그룹 사이에 별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그 내용을 응용해서 문제를 푸는 실험에서는 달랐다. 기분이 명랑한 그룹의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문제를 훨씬 잘 풀었다. 명랑한 기분일 때 뇌의 신경세포를 연결해주는 시냅스에서 신경전달물질의 분비가 원활하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뇌과학을 통해 알려진 바에 의하면 뇌가 정보처리를 하는 과정에서 사고를 하는 대뇌피질과 감정을 느끼는 변연계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고 한다. 따라서 감정과 학습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특히 변연계에서 대뇌피질로 가는 신경적 연결이 더 많다고 하니 학습에 있어서 정서적인 면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뇌 과학자 박문호 박사는 “감정과 기억은 대부분 동일한 회로를 사용한다. 그래서 감정과 기억은 서로를 강화해준다. 감정이 풍부한 사람은 기억력이 탁월하다. 어떤 감정은 기억의 인출에 도움을 준다. 그리고 기억력이 탁월한 사람은 좋은 학습자가 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감정을 고려한 두뇌에 맞는 학습 환경은 어떤 것일까?


감정이 풍부한 사람이 학습도 잘한다

공부를 잘한다는 것은 배운 것을 오랫동안 잘 기억해낸다는 것이다. 뇌에서 기억을 관장하는 핵심 부위는 해마다. 해마는 기억을 짧은 시간 동안 저장해두었다가 장기 보관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정보는 대뇌피질로 옮겨 장기간 보관한다. 공부한 내용을 몇 년 동안 기억하려면 해마가 그것을 중요한 정보라고 판단해야 한다. 그 방법 중 하나가 정서 기억을 담당하는 편도체 자극하기다. 편도체는 희로애락의 정서를 저장할 뿐 아니라 경험을 점검하고 의미를 생성시킨다. 특히 청소년기에는 감정에 관여하는 편도체의 반응이 전두엽보다 빠르다. 이성적으로 판단을 내리기 전에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학습할 때 감정적 요인을 활용하면 기억을 훨씬 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과학 선생님이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배우를 닮았다는 이유로 과학을 좋아하게 되고 시험 때가 되면 과학 공부를 제일 열심히 하는 학생의 경우처럼 말이다. 그러므로 부모와 교사가 아이의 학습 향상을 위해 먼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아이의 정서 상태가 어떤지, 고민이 있는지 하는 것이다.

그런데 부모와 교사가 ‘공부만 잘하면 돼’라는 말로 아이에게 압박을 가한다면 어떻게 될까? 뇌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이 많이 분출될 것이고, 스트레스 호르몬에 취약한 해마는 학습기억을 잘 처리하지 못해 학업 능률이 떨어질 것이다. 물론 스트레스 받지 않는 청소년이 어디 있겠는가. 학업 성적에 대한 부담, 진로나 가정환경에 대한 고민은 때로 탈선의 이유가 되기도 한다.

부모는 자녀가 언제 얼마만큼의 스트레스를 받는지 알아야 하고 이를 적절하게 풀 수 있게끔 도와줘야 한다. 주말에는 가족이 함께 가벼운 산행을 하거나, 친구들과 어울려 영화나 연극 관람을 할 수 있게 배려해주는 것도 뇌를 기분 좋게 하는 방법이다. 긍정적인 감정 상태일 때 두뇌 효율이 높아지는 원리를 충분히 활용하자.


정보처리를 긍정적으로 하는 사춘기, 어떻게 가능할까

청소년기에는 그동안 외부로부터 주입되었던 정보들에 회의를 품고, 스스로 검증을 하는 시기다. ‘나는 누구이고,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질문을 자기 자신에게 던진다. 정체성을 형성하는 시기와 맞물려서 학습에 대한 태도가 결정되는 이때, 뇌는 스스로 선택한 정보에 반응한다. 그러므로 이 시기에 뇌 운영 시스템을 긍정적인 정보처리 회로로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학습자의 정서와 환경을 중시하는 뇌교육에서는 이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집중력과 기억력을 높이는 알파파 상태를 유도하는 호흡, 명상, 웃음수련, 뇌체조(brain gym) 등이 대표적이다.

교실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사춘기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것 중 하나가 운동이다. 좁은 장소에서 신체의 근육을 최대한 이용하는 뇌체조를 학교 현장에서 적용하는 사례가 최근 증가하고 있다. 그 결과 청소년들의 정서가 안정되고 학습 효율이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수년간 현장에 뇌교육 프로그램을 적용해온 하태민 뇌교육학 박사(독산고 교사)는 “뇌는 한마디로 정보처리를 하는 곳이다. 뇌교육을 통해 습관적으로 올라오는 부정적인 정보를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다. 특히 사춘기는 부정적인 사고를 하기 쉬운 때이므로 뇌 회로를 긍정적으로 바꿔주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운동은 소뇌를 자극한다. 청소년기의 규칙적인 운동은 뇌의 구조적 발달은 물론 인지 기능 향상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청소년기에 꼭 필요한 두뇌 학습법

청소년의 뇌와 학습에 있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나는 왜 공부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아이 스스로 자신의 뇌 속에서 찾는 것이다. 그래야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을 해나갈 수 있다.

부모와 교사는 아이에게 “네 꿈이 무엇이냐?”고 물어야 한다. 이는 전두엽을 자극하는 말이다. 전두엽은 이성적인 판단을 주로 담당하는 뇌 부위로서 우리 몸의 많은 기능을 통제하고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전두엽은 성인이 될 때까지 성장해가면서 완성된다. 그러므로 청소년기에 자신의 뇌 속에 학습에 대한 동기를 명확하게 새기는 것은 인생의 나침반을 손에 쥐는 것이다. 꿈에 대해서 의사, 과학자, 사회복지사가 등이 되겠다는 직업으로서의 의미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그 직업을 선택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아이는 자기 자신에게 ‘나는 무엇을 할 때 기쁜가?’라는 질문을 던질 것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수시로 바뀔 수도 있고, 한참 동안 떠오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런 질문을 되뇌는 동안 전두엽을 비롯해 아이의 뇌가 중요한 체계를 잡아나간다는 것이다.

이때 부모는 자녀들이 무엇을 할 때 가장 기뻐하는지 관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무엇이 좋다고 주입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아이들은 경쟁이 싫어서 공부하기가 싫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경쟁은 전 생애에 걸쳐 현실이 된다. 경쟁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사춘기 청소년들은 경쟁을 효과적으로 다루는 법을 배워야 한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게 되는 시기인 청소년기에 자신의 경쟁력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사회는 창의적인 인재를 원한다. 인터넷이 보편화되어 누구나 얻을 수 있는 지식의 양은 비슷하다. 그 정보를 어떻게 처리하고 사용하느냐가 관건이다. 창의성은 정보를 사용하는 중요한 자질이다. 창의성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아이가 자신의 뇌를 믿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만약 그 선택의 결과로 실패를 맛본다 해도 이것이 성공을 위한 거름이 된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부모가 아이 대신 판단하거나 책임지려고 하면 아이의 뇌는 세상을 탐험할 회로를 갖추지 못한다. 부모와 교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은 아이가 자발적인 학습 동기를 갖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이 공부 잘하는 뇌를 만드는 핵심이다. 

 

청소년들은 왜 늦게 잠들까? 

 
잠을 부르는 호르몬인 멜라토닌melatonin이 분비되는 시간이 사춘기가 되면 차츰 늦어지기 때문이다. 인체에 내장된 ‘생체 시계’로 불리는 멜라토닌은 뇌 속의 송과체에서 분비하는 호르몬이다. 깊은 잠을 자도록 해줄 뿐 아니라 스트레스로 인한 피로를 풀고, 면역력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뇌는 스트레스를 느끼면 신체에서 당질 코르티코이드라는 호르몬을 분비해 기억력을 저하시킨다. 그런데 잠자는 동안 멜라토닌이 스트레스 저항력을 높여주면 학습할 때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뇌가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기에 적절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학습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청소년기 아이들은 충분한 수면, 즉 멜라토닌이 잘 분비되는 질 높은 수면을 취할 필요가 있다. 

멜라토닌이 분비되기 시작하는 시간은 보통 밤 9시부터 11시 사이고, 새벽 2시경에 최고조에 달한다. 청소년기에는 멜라토닌 분비가 이전보다 2~3시간 늦어지므로 12시부터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적어도 밤 12시를 넘기지 않고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다.

 
적절한 수면이 기억력을 높인다

입시경쟁이 치열해지면서 ‘4당 5락’이라는 말도 되살아나고 있다. 4시간 자면 붙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이 표어는 적어도 청소년기의 수면과 학습의 상관관계를 기준으로 볼 때는 적용되기 어려운 말이다. 수면을 취하는 동안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는 입력된 정보들 중에서 남길 만한 것은 남기고 버릴 건 버리며 정보를 정리정돈한다.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학생의 성적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더 부진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청소년 수면 전문가인 메리 카스카던은 심지어 청소년에게는 9시간 이상의 수면 시간이 이상적이라고 말한다. 그는 미네소타 주의 몇 개 고등학교에서 등교 시간을 한두 시간 늦추고 1년 뒤 조사해보니 학생의 40%가 학업 동기와 성적이 향상되었다고 보고했다. 야간에도 학원에 가서 공부하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현실과는 거리감이 큰 사례지만 청소년기의 수면 관리에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성을 보여주는 연구다.


잠자리에 드는 시각을 일정하게

청소년의 수면 관리에 있어서는 무엇보다 수면 주기를 바로 잡는 것이 중요하다. 수면의 질을 높임으로써 학습을 위한 최적의 두뇌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다. 이때 일찍 일어나려 하기보다는 일정한 시각에 잠드는 것을 권한다.

청소년 시기에 일어나는 멜라토닌의 변화를 고려할 때 자정 전에 잠자리에 들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이 좋다. 새벽 2~3시가 돼야 잠들던 아이라면 수면 리듬을 바꾸기 위해 2주 정도의 기간을 갖고 평소보다 30분씩 앞당기는 계획을 세워보자. 물론 잠드는 시간이 조금 빨라졌다고 해서 첫날부터 일찍 일어나기는 어렵다.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었던 것이 덜해지고, 기상 시간도 차츰 당겨질 것이다. 주의할 점은 주말에도 취침 시간을 지켜야 하고, 일어나는 시각도 한두 시간 이상 늦춰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말에도 수면 리듬을 지켜야 몸의 습관이 다시 과거로 돌아가지 않는다. 늦잠을 자지 않는 대신 주말에는 평소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도록 하면 수면 시간을 더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잠자기 전에 컴퓨터 게임을 하는 것은 수면의 질을 위해 반드시 피해야 한다.

 



도움말·오미경(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뇌교육학과 교수),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뇌교연구소
도움 받은 책·《수험생을 위한 뇌호흡》 이승헌, 《엄마딸의 지혜》 크리스티안 노스럽
《뇌과학에서 본 기억과 학습》 윤영화, 《뇌가 기뻐하는 공부법》 모기 겐이치로,
《이제 부모가 말을 걸 차례다》 손석한, 《머리가 좋아지는 수면》 신홍법,
《뇌기반 교수 학습전략》 댄 코넬

 

  

출처 : 브레인 vol.16

 브레인월드 www.brainworld.com